-화장지ㆍ양초 등 생산…직업재활 기회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광주 하남 제3공단에 위치한 한 공장. 40여 명 남짓되는 직원들이 각자 기계를 조작하고 다른 한 곳에선 완성된 양초와 화장지를 포장하느라 바빴다. 일반 공장 직원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들은 모두 1~3급 발달장애인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이들은 이 곳에서 양초, 화장지, 핸드타월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이 곳은 지난 1991년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엠마우스산업이다. 엠마우스산업의 제품들은 모두 국가 인증서를 획득할 정도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친환경인증 제품인 점보롤 화장지의 경우 4년째 인천국제공항으로 납품되면서 그야말로 ‘세계적인 화장지’로 거듭났다.
광주 하남 제3공단에 위치한 엠마우스산업 작업장의 모습. [사진제공=엠마우스산업] |
엠마우스산업의 생산과 납품 실적이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시절 생산 규모가 작아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엠마우스산업 측의 거듭된 노력으로 현재 직원 1인당 평균 월급이 120만원에 달할 정도로 복지가 크게 향상됐다. 그사이 발달장애인들에겐 이 곳이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꿈을 키우는 곳이 됐다.
화장지 작업장에서 제품 물류를 담당하는 발달장애인 이영재(29) 씨는 “그동안 작업장에서 일하면서 번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지난해 12월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됐다”며 “나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해준 엠마우스산업에서 일하는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행복은 곧 이들 부모들의 행복이기도 하다. 자녀들이 직업재활을 하며 떳떳한 직장인이 되는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 맘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성옥(58) 생산직원 부모회 대표는 “엠마우스산업은 우리 아이와 같은 친구들에게 직장생활의 즐거움은 물론, 경제적인 여유까지 주고 있어 가족 간에도 화목해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며 “이 같은 곳이 더 많이 생기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하남 제3공단에 위치한 엠마우스산업 작업장의 모습. [사진제공=엠마우스산업] |
엠마우스산업은 모든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같이 당당하게 출근해 일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성극(60) 엠마우스산업 대표는 “이 곳은 발달장애인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존감을 갖고 근로에 임하며 일을 통한 경제적인 소득은 물론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희망의 작업장”이라며 “최근에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핸드타월 생산설비도 구축했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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