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ㆍ라면ㆍ치킨 매운맛 스펙트럼 확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매운맛이 부활하고 있다. 단짠(달고 짠) 열풍이 주춤해지고 불황이 지속되면서 강렬한 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리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오픈마켓에서는 매운맛 제품 매출이 껑충 뛰었고 식품업계서는 매운맛 라인업을 넓히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27일 G마켓에 따르면 올 들어(1월 1일~4월 25일) 매운맛 가공식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보다 29% 늘었다.
품목별로는 매운맛 과자 판매가 66% 늘었고, 매운맛 라면이 51%, 매운맛 만두 및 떡볶이가 65% 증가했다. 이밖에 매운맛 조미료와 양념도 21%의 신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매운맛 인기가 급등하면서 다양한 매운맛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
매운맛의 기본 재료인 고추 관련 카테고리 매출도 오름세다. 세부 항목별로 고추ㆍ피망의 판매량은 37%, 건고추는 11%, 할라피뇨는 51%, 하바네로(멕시코 매운고추)는 28% 증가했다. 이와 함께 겨자ㆍ와사비는 75%, 칠리ㆍ살사소스도 12% 가량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맛으로 해소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매운맛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식품업계에선 매운맛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며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단순 매운맛을 벗어나 독특한 재료 조합과 이국적인 소스를 이용한다.
‘시뻘건 낙지가 들어간 매운스낵’ 콘셉트도 나왔다. 해태제과의 ‘화낙신낙’이다. 냉동만두의 고전 ‘고향만두’를 스낵화한 이 제품은 ‘불낙교자’ 만두에 들어가는 소스를 분말로 바꿔 과자에 버무렸다.
농심은 이색적인 용기면 신제품으로 ‘양념치킨 큰사발면’을 선보였다. 농심은 고추와 후추를 섞어 매콤한 양념을 만들고 국산 사과와 꿀로 단맛을 더해 특유의 감칠맛 나는 소스를 완성했다.
bhc치킨의 ‘맵스터’는 출시(2016년 4월) 2년만에 누적 24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굽네치킨은 히트제품 ‘굽네 볼케이노’에 단맛을 더한 ‘굽네 스윗 볼케이노’를 출시하며 매운맛 라인업을 확대했다.
해외에서 ‘파이어 누들’(fire noodleㆍ불면)로 통하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도 새로운 매운맛에 끝없이 도전 중이다.최근에는 ‘동남아의 고추장’격인 스리라차 소스를 활용한 ‘스리라차볶음면’과 ‘부셔먹는 라면 스낵 스리라차’를 출시했다. 스리라차 소스 특유의 톡쏘는 신맛과 태국 고추의 매운맛으로 이국적인 풍미가 특징이다.
매운맛은 식품업계에서 검증된 카테고리로 통하기도 한다. 실제로도 기본맛에 매운맛을 더하면 판매량이 껑충 뛴다. 국민라면으로 자리잡은 오뚜기 ‘진라면’도 마찬가지다. 오뚜기에 따르면 진라면(봉지면 기준)은 지난해 판매량이 2억4000만개에 이른다. 순한맛(9000만개) 보다 매운맛(1억5000만개)이 66% 더 팔렸다.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을 입증하는 수치다.
summer@heraldcorp.com
<표> G마켓 매운맛 제품 판매증가율
품목 1/1~4/25
매운맛 과자 66%
매운맛 라면 51%
매운맛 만두ㆍ떡볶이 65%
매운맛 조미료ㆍ양념 21%
매운맛 가공식품 전체 29%
자료. G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