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개 숙인 조현민 경찰 소환…“심려 끼쳐 죄송하다” 답변만
뉴스종합| 2018-05-01 10:23
-폭행ㆍ업무방해 혐의…특수폭행 등 확대 가능성도
-박창진 사무장 “타자의 삶도 가치있음을 알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물벼락 갑질’ 논란을 빚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경찰에 출석해 국민앞에 사죄했다.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조 전무는 유리컵을 던지고 음료를 뿌린 것을 인정하느냐, 밀친 행위는 갑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대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물벼락 갑질’ 논란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1일 오전 강서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정장 차림에 가벼운 토트백을 들고 나타난 조 전무는 이명희 갑질 보도를 봤느냐, 총수 사퇴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 직원 촛불 집회까지 나온다는 잇따른 질문에도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울먹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조 전무는 제보자에게 보복할 것이냐, 이번 일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은 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조 전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A광고업체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폭행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1일 경찰 출석하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 선 박창진 사무장의 모습.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현재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경찰이 조 전 전무에게 ‘특수폭행’ 혐의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다. 경찰은 조 전 전무에게 당시 문제가 됐던 광고업체와 회의에서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어 특수폭행 여부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조 전 전무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혐의 확인을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 등을 상대로 진술을 받아왔다. 다만 이에 관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추가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1일 출석하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 선 이건흥 현 대한항공 조종사.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한편 이날 조 전무의 경찰 출석을 앞두고 경찰서 앞은 대한항공에 항의하는 을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조 전무 출석에 앞서 경찰서를 찾은 박창진 사무장은 “약자도 이렇게 살아남아야 된다는 것을 보여주려 이 자리에 섰다. 제 모습을 보고 조 전무가 피해자 입장을 알고, 가해자 인생만 가치있는 게 아니라 타자의 삶도 가치있음을 알았으면 한다”며 “이번 해임결정에 대해서는 “표면적인 면피 행동은 가치없다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대한항공 A380 기장인 이건흥(49) 씨는 “대한항공은 태극기를 다는 국적항공이고 주식회사임에도 의사결정이 총수 일가족의 개인의지로 좌우돼 갑질을 아무도 견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이미 몇년전 박창진 사무장은 정당한 임무를 수행하고도 고초를 겪은 모습과 이번 사태에 여러 사원들이 나서서 단체 카카오톡방을 만들고 고발하는 모습을 보며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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