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북미회담, 核 완전제거라는 본질에 끝까지 충실해야
뉴스종합| 2018-05-02 11:08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과의 핵 협상 준비가 부쩍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 조짐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이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각) “북한과의 회동이 3~4주 내에 열릴 것”이라며 회담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임을 확인했다. 이어 30일에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거론했다. 회담 장소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준비가 잘 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실제 북한과 미국간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주고받는 딜이 물밑 협상을 통해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난달 초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했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깊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북한은 판문점 선언에도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장소와 시기까지 특정하며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북미간 충분한 교감이 있었다는 증거다.

더욱이 판문점 북미 정상 만남이 성사되고 회담이 성과를 거둔다면 남ㆍ북ㆍ미 3자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판문점 회담을 위해 트럼프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3국 정상회담까지 패키지로 개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로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종전(終戰) 선언의 틀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핵 문제를 넘어 한반도 영구 평화를 담보하는 초석을 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한국 정부가 판문점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제안할 때 이같은 파급 효과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 운전자 역을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과 중재 외교에 집중한 외교안보 라인이 거둔 개가라 할 수 있다.

북미 회담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보이는 건 분명하나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섣부른 낙관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미국 국내 정치 일정과 맞물린 트럼프 대통령의 본질을 제거하지 못한 비핵화 합의를 강하게 경계해야 한다. 핵기술 이전 금지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 당장 눈에 보이는 위협 요소만 제거한 채 국내 정치를 의식해 적당히 서명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견제해야 하는 일 또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몫이다. 한반도에서 핵이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미간 공조는 필수이며 긴장의 끈을 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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