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피해사실 신고…68% “회사가 조치 안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 항공사 승무원 68%가 승객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미 CNN머니는 전미승무원협회(AFA)가 지난 2월 27일부터 한 달 간 미 항공사 29곳의 남녀 승무원 3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한 데 따르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35%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승객에게 언어적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중 68%는 그 횟수가 3번 이상이라고 답했다. 5번 이상(3번 이상 포함)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분의 1에 달했다.
승무원들은 자신이 경험한 언어적 성희롱을 ‘불쾌함’, ‘더러움’, ‘원치 않는 것’ 등으로 표현했다. 실례로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잠자리를 제안하고, 성적 환상에 대해 얘기했다. 때로는 음란 비디오나 사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응답자의 18%는 지난해 신체적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중 40%는 이런 경우가 3번 이상 있었다고 답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자신을 더듬거나 붙잡고, 손바닥으로 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따라와서 코너로 몰고 가거나 포옹, 입맞춤을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 사실에 대한 보고는 물론 후속조치도 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만이 성희롱 사실에 대해 회사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68%는 회사가 이를 해결하고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라 넬슨 AFA 회장은 “이런 성희롱이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운동’이 벌어지는 시대에도 자행되고 있다”며 “승무원에 대한 존엄과 복지, 승객의 안전은 이런 행동을 멈추는 데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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