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작은 집’은 나영석 사단 시청률로는 낮은 편이었다. 4.706%(닐슨코리아 전국)에서 시작해 9회에는 1.41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단순 시청률로 평가할 프로그램이 아니다. 의미있는 예능실험을 남겼다.
나영석 PD는 자신이 지금 하고 싶은 걸 프로그램으로 표현하길 좋아한다. “나 이렇게 살고싶어?”라는 생각을 프로그램으로 옮긴다. 대다수 사람들도 그런 욕망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가정하에서다. 이번에는 “혼자 있고 싶어. 날 안건드렸으면 좋겠어”였다. 나 피디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 도시사회가 바쁘게 돌아간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힘들다. 도시 아닌 자연에서 바쁘지 않게 산다면 도시인에게 대리만족을 줄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이런 삶을 누가 봐줄까? 결국 전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지섭, 박신혜 같은 유명 배우가 그안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나 피디는 재미가 덜하고 시청률도 떨어질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예능은 관계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져 재미를 주는데, 관계와 연결을 포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심심할 수밖에 없었다. 나 피디는 “심심하게 느끼실 수 있다. 재미있게 만들려면 두사람을 같이 둬야하는데, 이번에는 사람간의 대화가 아니라 바람소리, 물소리를 듣는다. 금요일 밤 틀어놓고 잠들기 좋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숲 속의 작은 집’는 이전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확실히 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실천했다. 그러면서 정화되는 풍경과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피실험자(출연자)를 보면서 힐링이 됐다. “우리는 너무나 많이 연결돼 있다. 카톡을 안보면 100개씩 와있을 때도 있다. 카톡을 끊으면 상사나 애인에게 혼난다. 하루만이라도 이 모든 연결을 끊고 생활해보자.”
‘숲속의 작은 집’은 첫 방송부터 실험적인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프 그리드,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등 여타 예능 들이라면 시도할 수 없었을 실험적인 시도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자극적인 예능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여유와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는 어느 예능에서도 감히 선보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로, 항상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 나영석 크루이기에 가능한 예능이기도 했다.
지난 10주간의 ‘숲속의 작은 집’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소리였다. 어느 예능에서도 느낄수 없었던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 시청자들의 귀를 따고 들어가 마음을 자극한 것. 도심의 소음에 항상 지쳐있던 시청자들은 소지섭과 박신혜의 이야기, 특히 소리에 공감하며 힐링과 즐거움을 얻었다.
한편, 8일 방송된 ‘숲속의 작은 집’ 감독판에서는 마지막 행복 시험을 진행하는 소지섭과 박신혜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의 마지막 실험 주제는 바로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다소 당황했던 이들은 일상 속의 행복을 생각하며 그동안의 오프 그리드 라이프를 돌아봤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간 보여줬듯 소탈한 모습의 소지섭과 박신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얻었다. 마지막 인터뷰에 촬영을 잊고 즐거워했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진정성있게 다가왔다. 특히 짜장면을 먹기 위한 소지섭의 마지막 시도가 귀여운 하이라이트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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