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분간 약세 압력 벗어나기 힘들 듯
- 2300선 내외 단기 저점 형성 가능성 커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 한국 증시는 올해 가장 어려운 구간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반전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전략이 요구된다(한국투자증권)”, “달러 강세로 코스피 저점 2294까지 밀릴수 있다(KB증권)”, “코스피 투자 무게중심을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옮겨야 한다(대신증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맥을 못추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 압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적인 접근, 방어적 성격을 띄는 내수주 위주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일 ‘무역전쟁에 노출된 한국 증시’ 보고서에서 미국와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은 다음달 초까지 지지부진할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정부 규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설상가상 수출 모멘텀도 둔화돼, 한국 증시는 올해 가장 어려운 구간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반전의 분위기가 형성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전략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전략 측면에서 지수 베팅은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투자 무게중심도 수출주에서 내수주로 옮겨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보호무역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하락 압력은 커지고 있으며 이는 대외 노출도가 높고, 수출주, 정보기술(IT) 이익비중이 높은 코스피에 부정적”이라며 “전략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코스피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내수주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로 유지했지만, 수출 증가율은 4.4%에서 3.5%로 하향 조정 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 여건 악화는 기업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김대준 연구원도 “업종 투자는 방어적 성격을 띄는 통신, 보험, 소프트웨어, 유통 등 내수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찌됐든 시장이 다시 정상화되려면 G2의 다툼이 빨리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2300선 내외까지 추가 하락할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영환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코스피가 연간 저점을 하회했으나,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달러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코스피는 아직 연간 저점보다 2%가량 높다. 이를 다시 실제 코스피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2294선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달러 환산 코스피와 12개월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감안하면 코스피 저점은 2300선 내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향후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의 단기 저점이 230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현수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235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신한금투가 예상한 코스피 등락범위(밴드)를 밑돌았다”며 “당초에는 지수가 9∼10월께 저점을 찍을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곽 팀장은 “현재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기준으로 2300선을 단기 바닥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6월 기준 PBR 1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300~2350선에서는 심정적으로 강력 매수이나 정황상 분할매수를 추천한다”면서 “단기 낙폭이 컸던 업종과 종목 위주로 대응하되, 포트폴리오 조정은 2450까지 반등한 이후에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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