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러시아와 이집트의 경기.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흐가 패널티킥을 성공한 뒤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슈섹션] 2018 러시아 월드컵 훈련캠프에서 람자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의 체제선전에 동원됐다는 불편한 시선을 받는 이집트 공격수 무하마드 살라(리버풀)가 대표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과 ESPN 등은 25일(한국시간) “살라가 대표팀 훈련지인 체첸공화국 그로즈니 훈련캠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면 대표팀에 다시 복귀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32골)인 살라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등과 함께 득점 경쟁을 펼칠 스타플레이어로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살라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어깨를 다치면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팀은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살라를 더 괴롭힌 것은 베이스캠프 생활이었다.
이집트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이슬람 자치공화국인 체첸의 수도그로즈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체첸공화국의 수반 카디로프는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성 소수자 탄압 때문에 서방 국가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독재자다.
살라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이집트축구협회의 주선으로 훈련장을 방문한 카디로프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체제선전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더니 체첸공화국 명예시민증까지 받으면서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살라의 측근은 CNN과 인터뷰에서 “살라가 축구가 아닌 누군가의 정치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이용당하는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측근도 ESPN을 통해 “살라흐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한다. 대표팀을 그만둘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집트축구협회는 CNN을 통해 “모든 일정은 살라에게 알려주고 있고, 그의 결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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