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멘솔 등 전자담배 첨가 향료, 혈관 손상 일으킨다
라이프| 2018-06-26 09:53
최근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에서 멘솔 등 전자담배에 첨가된 향료가 혈관 손상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 지역 한 편의점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매대. [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美보스턴대 연구팀 “멘솔 등 5개 향료가 문제”
-“내피세포 기능 해쳐…심장병 등으로 이어져”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최근 국내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물질이 함유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덜 해롭지 않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자, 국내 매출 1위 ‘아이코스’ 생산업체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은 “인체에 대한 위해성이 감소했다”는 자체 임상시험 결과로 맞불을 놨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도 전자담배에 첨가되는 향료가 혈관 내막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항료는 자주 쓰이는 멘솔, 바닐라, 계피 등이다. 실제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멘솔 등의 향료가 가향을 위해 쓰인다. 이는 심장병,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ㆍ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은 분석했다.

26일 미국 의학 전문 매체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대 의대의 제시카 피터만(혈관생물학) 교수는 전자담배에 향료로 첨가되고 있는 멘솔(박하), 아세틸피리딘(탄맛), 바닐린(바닐라), 신남알데하이드(계피), 유게놀(정향) 등 5가지 화학물질이 혈관 내막의 내피세포 기능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피터만 교수는 “이들 향료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혈관 내피세포의 산화질소 생산 능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혈관 내피세포가 만드는 산화질소는 혈관에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혈관의 염증을 억제하는 등 혈관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시험관에서 배양된 혈관 내피세포를 이들 향료에 노출시키자 산화질소가 줄어들고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류킨-6(IL-6)이 증가했다. 이는 심장병, 심근경색,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최초의 중요한 변화에 속한다. 이들 향료는 아주 작은 양도 내피세포에 이러한 변화를 유발했다. 다만, 멘솔의 경우 인터류킨-6의 증가는 상당히 많은 양에 노출됐을 때에만일어났다.

피터만 교수는 “원래 이들 5가지 향료 외에 다이아세틸(버터), 디메틸프라진(딸기), 아이소아밀 아세테이트(바나나), 유칼립톨(시원한 맛)도 시험해 봤지만 이들 4가지 향료는 상당히 많은 양에 노출됏을 때에만 혈관 내피세포에 변화를 유발했다”며 “문제는 전자담배를 피웠을 때 이 향료 첨가제들이 얼마나 많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느냐”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직접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HA) 학술지 ‘동맥경화ㆍ혈전ㆍ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최신 호에 발표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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