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헤보니]레이저 가공의 산실,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가보니
뉴스종합| 2018-06-30 08:04
부산기계연구센터 연구원이 레이저 용접 작업을 살펴보고 있다.

- 1000평 규모 거대 실험동 50여종 레이저 가공장비 갖춰
- 선박, 자동차, 제조업 산업체 지원, 중소기업 기술 애로 해결사 톡톡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편집자주] ‘헤보니’는 ‘헤럴드경제신문 산업섹션 기자들이 해보니’의 준말입니다. 기자들이 각 분야와 제품 등을 직접 체험해본 뒤 객관적으로 기사를 만듭니다. 해보니, 타보니, 써보니, 가보니, 만나보니 등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이런 걸 해봐달라’는 요청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부산은 국내 제조기업 41만여개 중 약 3만여개의 기업이 위치하고 있다.

이는 경기와 서울, 경남에 이은 4위권 규모다. 부산과 울산을 포함한 동남권을 하나의 경제권역으로 보면 전국 최대 규모에 육박하는 제조업 단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산업 등의 업황에 따라 지역 경제 전체의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관련 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대전에서 약 4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부산 강서구 연구개발특구 내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이광현 부산기계연구센터 박사가 레이저 용접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본관동 옆에 자리잡고 있는 레이저 실험동에 들어서자 눈부신 레이저 빛이 쏟아져 나왔다. 길이 40m, 높이 17m 약 1000평에 달하는 이 실험동에는 50여종의 레이저 가공장비가 곳곳에 설치돼 분주히 가동되고 있었다. 이 시설은 중소기업을 위해 조성됐다.

실험동에서 만난 신동식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장은 “최근 국내 자동차, 조선, 로봇, 항공, 반도체 등 기간산업에서 레이저 가공기술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전문인력 및 기술 부족으로 산업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는 동남권 국가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기계부품 항공우주 분야 산업체의 근접지원 및 기술개발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설치된 레이저 가공장비는 팔에 레이저가 장착돼 사람보다 정밀한 용접 및 절단, 열처리 및 표면처리 작업에 주로 활용된다고 한다. 

부산기계연구센터 전경

이곳에는 국내 유일한 400W 피코초 레이저를 비롯, 수송기계 부품 등의 용접을 위한 2D&3D 스캐너 레이저, 조선 및 해양플랜트 파이프를 절단하는 레이저 파이프 가공 시스템, 자동차 부품 및 금형 표면 열처리를 위한 다이오드 레이저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레이저 장비가 구비돼 있다.

레이저 장비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이광현 박사는 “레이저 리모트 용접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존에는 직접 부위를 놓고 용접해야 했는데 이제는 멀리서 설정을 맞추고 용접할 수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복합 레이저시스템은 유조선, 크루주선과 같은 대형 선박 용접에 용이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광현 박사 연구팀은 안경테 용접 부분의 완성도를 높여 고부가가치 상품을 제작하고, 제작공정 최적화를 통해 후처리 과정을 줄여 공정 속도를 10배 이상 향상시키는 레이저 용접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박사는 “안경테 제작공정에 사람이 직접 용접하는 대신 사람이 안경테를 정확한 위치에 세팅하면 레이저가 입력된 설계에 따라 움직이며 용접 가공하는 방식”이라며 “산업용으로 널리 쓰이는 레이저보다 크기가 정밀하고 출력 안정도가 높은 고성능 파이버 레이저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레이저 시스템은 국내 안경산업 집약지인 대구의 중소기업 월드트렌드에 이전돼 신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연구팀과의 기술협의를 위해 부산센터를 찾았다는 노영식 월드트렌드 기술이사는 “기존 안경테 용접은 용접부위가 떨어지는 여러 문제가 발생해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기계연에서 이전받은 레이저 용접기를 사용한뒤 용접속도가 빨라지고 불량률이 현저하게 낮아져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부산센터는 연평균 15개 기업을 밀착 기술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지원한 기업의 매출이 누적 137억원을 달성했고, 기업의 고용 창출 사례도 30여 건에 이른다”면서 “산업 현장의 애로 기술을 해결하고, 현장 엔지니어 교육, 우수한 장비의 공동활용 방안 등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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