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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FT 분석 “세계 관세전쟁 규모 최대 1조달러”
미중 무역전쟁 규모만 6000억 달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전쟁이 태평양, 대서양, 미주 대륙을 넘나들며 동시다발로 확산하면서 그 규모가 1조달러(약 1115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로써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과 ‘관세폭탄’,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면서 그 전체 규모가 1조달러까지 눈덩이로 불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미국의 지난해 무역 규모(3조9000억달러)의 4분의 1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집계한 지난해 세계 상품무역(17조5000억달러)의 6%에 해당한다.
그중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의 규모만 60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양국의 관세 결정으로 당장 이달 첫주에만 그 규모는 1000억달러에 가까워진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유출 피해 등을 명분으로 오는 6일부터 340억달러어치 중국산 818개 제품에 35% 관세를 부과한다. 당초 예고한 관세부과 규모 500억달러 중 16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추후 관세 적용일이 발표된다. 중국은 같은 날 같은 금액의 ‘맞불관세’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있으면 관세 규모를 최대 4500억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인 5055억달러에 육박한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수출액인 1299억달러 내에서 맞불을 놓거나, 양국의 수출 규모 차이를 고려해 비대칭적인 형태로 보복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ㆍ부품 관세부과 계획을 둘러싼 미국과 EU의 갈등도 미중 무역전쟁에 필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철강ㆍ알루미늄 관세로 인한 갈등에 이어 미국과 EU 간 2차전이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ㆍ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 중이다. 미국은 지난해 자동차ㆍ소형트럭(1917억달러), 자동차부품(1431억달러) 등을 수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밝힌 대로 3~4주 내 조사가 끝나면 2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EU 당국자들은 미국이 지난해 EU에서 수입한 자동차ㆍ부품 612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116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9일 미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보복관세 규모가 3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FT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상에서 양측이 똑같은 관세를 부과한다며 무역전쟁의 규모는 65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의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북미대륙의 이웃인 캐나다, 멕시코와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ㆍNAFTA) 재협상을 두고 얼굴을 붉히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나프타 파트너 국가에서 수입한 자동차ㆍ부품 수입액은 1583억달러를 웃돌았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878억달러 규모 자동차와 부품을 수출했다. FT는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와 1조1000억달러에 이르는 거래를 한다”며 “이는 중국, 일본, 독일, 영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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