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들어 위안화 절하에 원화도 환율 급등으로 증시 불안
- “무역전쟁 타협으로 안정될 것” 낙관론
- “중국 유동성 공급으로 위안화 약세 지속” 비관론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원화와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 증시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대미무역전쟁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만큼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는 곧 끝날 거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유동성 공급이 더 급한 중국 정부가 쉽게 위안화절상으로 핸들을 꺾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 현상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4월 이후 감지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25% 고율관세 부과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 6월 들어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급락하자 원화 가치도 따라서 절하됐다. 환율이 오르다보니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지수는 2300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물론 이 시기 무역전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2~4% 떨어진 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원화와 위안화의 가치는 6월 이후 4% 이상 절하돼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 최근 0.9에 근접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미ㆍ중 간 무역분쟁의 여파가 한국 원화에도 불어닥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 기업의 대중 무역의존도가 63.9%에 달하고 대중 수출액 중 중간재 비율이 78.9%에 달하다보니 위안화와 원화가 한배를 탈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기 보다는 위안화를 시장에 풀어 중국기업을 지원하면서 위안화의 절하 폭이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커졌다. 실제로 중국의 6월 대미 무역 흑자폭은 약 29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원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1100원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에서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만큼 위안화 약세는 곧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난 대미 흑자 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의 빌미를 줄 것”이라며 “대중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훨씬 큰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크지 않은 만큼 위안화 약세는 차츰 잦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당장 중국정부가 위안화 약세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거란 우려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기업의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64%에 달해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디폴트가 연쇄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위안화의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렵다”면서 “이에 동조화된 원화 가치도 의미있는 하락이 어려워 보인다”면서 향후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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