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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한반도] 타는 대지에 밥상물가 비상…경제 악영향 우려
뉴스종합| 2018-07-23 11:31

배추·상추등 농산물 값 50%급등
유가·환율 영향 가공식품도 들먹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대지가 타들어가면서 일부 신선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는 등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가공식품류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자리 사정이 ‘재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경제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사회적 분열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폭염에 따른 불쾌지수에 밥상물가까지 가세해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폭염에 큰 영향을 받는 배추와 상추 등 신선채소류와 여름 휴가철 성수품인 삼겹살 등 일부 축산물 가격이 최근 한달 사이에 10% 이상 급등했다. 일부 품목의 경우 50%를 넘고, 시금치는 1개월 사이에 2배로 뛰어올랐다.

배추는 이달 20일 현재 소매가격이 포기당 3960원으로 1개월 전(2727원)에 비해 45.2% 올랐고, 휴가철에 많이 찾는 상추(100g 기준)도 폭염에 출하가 급감해 같은 기간 50.2% 급등했다. 시금치(상품 1kg 기준) 가격은 20일 현재 9003원을 기록해 1주일 전(6194원)에 비해 45.3%, 1개월 전(4670원)에 비해선 무려 92.8% 폭등했다. 출하가 늘어난 참외와 오이(각각 -34.9%), 호박(-13.4%) 등은 하락했지만, 수박 가격은 1개월 사이에 11.6% 올랐다. 폭염과 여름 가뭄이 지속될 경우 이들 품목의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축산물 가격도 불안하다. 휴가철 성수품인 삼겹살(국산냉장 100g 기준) 소매가격은 1개월 전 2001원에서 20일엔 2288원으로 14.3% 상승했고, 계란(중품 30개)도 3984원에서 4268원으로 7.1% 올랐다. 닭고기 가격은 출하가 늘면서 2.3% 상승에 그쳤다.

폭염의 기세가 꺾이지 않아 채소류와 축산물로 인한 밥상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기상 관측이래 가장 무더운 7월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은 폭염과 가뭄이 다음달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물가가 급등하면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고, 경제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서민들의 경제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 부담이 이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70달러선을 오르내리며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주유소 휘발류 판매가격은 ℓ당 평균 1611.6원으로 3주 연속 상승하면서 2014년 12월 넷째주(1620.0원) 이후 3년 5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도 ℓ당 1412.6원으로 3년 5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ㆍ환율의 동반 상승과 원재료인 농축산물 가격 급등, 최저임금 인상의 후유증까지 겹치며 가공식품류 가격도 뜀박질을 하고 있다.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미용료 등 각종 서비스료도 들먹거리고 있다. 낙농협회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원유가격을 올리기로 해 시중에 판매되는 우유는 물론 아이스크림, 빵 등의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이처럼 수요보다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심화하면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까지 급등해 서민경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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