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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면허 취소 피했다…신규노선ㆍ부정기편 제한
부동산| 2018-08-17 11:04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김정렬 2차관이 진에어, 에어인천 면허취소 여부 최종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국토부 “부작용이 더 커”
경영문화 개선안 점검해
기업 체질개선 유도키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외국인 불법 등기임원 문제로 논란이 된 진에어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를 피했다. 법익 침해보다 근로자의 고용불안과 소비자 불편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신규노선 허가 제한과 신규 항공기 등록 등 제재 조건이 달렸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청문 절차와 면허자문회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진에어의 면허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갑질 경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고려해 일정 기간 신규노선 허가를 제한하고,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행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내렸다. 이 제재는 진에어 청문 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이행해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된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청문 과정에서 외국인 임원 재직이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소명했고, 현재 결격사유가 해소된 점을 고려해 면허 취소보다 유지의 이익이 크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면허를 취소하지 않더라도 경영 정상화와 조건부 제재를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의 면허 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진에어 창구에서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밟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국토부는 올해 4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2010년부터 2016년 진에어 등기이사를 지낸 책임을 묻고자 법률 검토와 청문 절차를 진행했다.

외국인 임원 재직은 구 항공법 제114조 제5호 및 제6조 제1항 제1호에 항공운송사업 면허 결격 사유로 규정돼 있다. 구 항공법 제129조 제1항 제3호는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된 경우를 면허 취소사유로 규정한다. 항공법상 결격사유에 대한 면허취소 조항은 2008년까지 필요적 취소(기속행위)였으나 2008년부터 2012년에는 임의적 취소(재량행위)로 변경됐다. 2012년부터는 필요적 취소로 개정됐다.

국토부는 법리적으로 진에어가 기속행위와 재량행위 시기에 걸쳐 있어 공익과 사익간 비교형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외국인의 국내 항공사 지배를 막기 위한 해당조항 취지보다 조현민의 등기임원 재직으로 인한 항공주권 침탈 등 법익 침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반대로 면허 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 불안과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손실 등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토부는 진에어의 경영문화 개선대책의 이행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진현환 항공정책관은 “진에어가 제시한 경영문화 개선안에는 내부 시스템 정비와 노사 합의 등 실효성 있는 계획들이 담겼다”면서 “이번 사태가 총수 일가의 잘못된 관행으로 촉발됐고, 후진적인 경영문화라는 점에서 앞으로 자문회의 의견을 통해 이행계획을 살필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건으로 청문 절차를 거친 에어인천도 면허 취소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에어인천은 러시아 국적의 등기임원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재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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