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 평가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승리에서 보여준 투혼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향으로 한국 축구가 제2의 중흥기를 맞는 분위기다.
한국과 칠레의 평가전을 앞둔 11일 오후 1시 수원월드컵경기장 서측 매표소.
적지 않은 사람들은 돗자리를 펴고 양산을 쓴 채 수백 명의 사람이 줄을 서 매표소 창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앞자리에 앉은 한 축구팬은 “오늘 경기를 무조건 본다는 심정으로 오전 7시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날 현장에서 현장 판매분 200장과 인터넷 취소분 200장을 합해 총 400장의 티켓을 판매하기로 했는데, 4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려 현장 관리 직원이 대기 줄을 끊자 몇몇 팬들이 항의에 나서면서 작은 승강이도 벌어졌다.
직원들이 “줄을 서도 표가 없다”라며 만류했지만, 몇몇 팬들은 “혹시 모르니 그냥줄을 서겠다”라며 고집을 피우기도 했다.
경기장 주변 곳곳엔 암표상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에게 접근해 수 배의 가격을 제시했다.
현장 관리 직원은 “축구장에 암표상이 등장한 것은 오랜 만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불과 수개월까지 찬밥 신세였다. 손흥민(토트넘) 등 슈퍼스타들이 출전한 A매치에서도 매진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으로 치러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에선4만2천500여석의 전주 월드컵경기장을 모두 채우지 못했고,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걸렸던 지난해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최종예선 9차전에서도 매진에 실패했다. 단순히 평가전을 넘어 의미 있는 경기에서도 빈자리가 속출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축구 열기를 끌어모았다.
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하며 2-0으로 승리해 갈채를 받았다.
손흥민,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도 어려움을 딛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최근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세심한 리더십까지 관심을 끌면서 축구대표팀은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 매진을 기록한 데 이어 11일 칠레와 평가전도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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