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그날’의 표정이다.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세계적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6000억달러에 이르는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함으로써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난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 다음날인 2008년 9월 16일 뉴욕상업거래소 중개인들의 표정이 당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
레버리지·자산가치등 바탕 예측
S&P 최고때보다 54% 하락
리먼때 비해선 강도 약할것
헤지펀드 창업자도 잇단 경고
2020년 금융위기설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이 오히려 새로운 경제난을 불러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 모건이 경기 모형을 통해 다음 금융위기가 2020년에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모형은 경기 확장시간, 다음 불황의 잠재적 지속 기간, 레버리지 정도, 자산가치, 금융위기 발생 전 규정 위반 정도 등을 바탕으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JP모건의 분석가 존 노먼, 페드리코 마니카르디는 경기 후퇴에 이어 발생하는 금융위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최고 수준 때보다 5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증시 시총이 약 20% 폭락하고, 에너지와 주요 금속의 가격이 각각 35%와 29%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신흥국 주가는 이보다 더 큰 폭인 48% 폭락하고 화폐가치는 14.4% 평가절하될 것이며, 신흥국 채권과 미 국채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2.79%포인트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JP모건은 다음 경기 침체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됐던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는 강도가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 고조되고 있는 신흥국 위기가 오히려 한가닥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자산가치가 최근 하락하고 있는데, 다음 금융위기로 급격한 경기 후퇴가 왔을 때 (이미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지난번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통화 부양책이 핵심 대응책이었는데, 이제는 통화 완화 기조 후퇴 기조가 뚜렷해졌다며 자금 위축으로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유동성 경색을 초래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변화는 사상 최고 수준을 연일 경신하는 미국 증시에 위협을 가하는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JP모건 외에도 금융위기가 2~3년 내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는 최근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세인 미 경제를 야구경기의 7회에 비유하며 현재의 경기가 2년 정도 지속된 후 더 큰 경제위기가 올 것으로 말했다.
달리오는 “앞으로 2년동안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공격적이기 보다는 방어적인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면 효과는 이제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경제위기가 지난번처럼 갑작스런 대폭발은 아닐테지만 사회와 정치적으로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거품 발생은 필연이라며 위기를 경고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10주년(15일)을 즈음해 CNBC뉴스의 앤드루 소킨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인간의 본성인 질투와 탐욕 때문에 또 다른 거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금융위기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