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속 광화문광장 물놀이터를 찾은 어린이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통계청, 7월 소매판매액 통계…8월도 고공행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111년 기상 관측이래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올해 여름, 가전제품 판매액마저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의 7월 소매판매액 통계 가운데 ‘재별 및 상품군별 판매액지수’를 보면 가전제품의 불변지수는 189.1을 기록, 조사를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판매액지수는 2015년 연간을 100으로 놓고 해당 월의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는 수치다. 불변지수는 판매액지수 중 경상지수의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것이다.
7월 가전제품 판매액은 2015년 평균의 1.8배에 해당한다. 기존 최고는 작년 7월의 168.6이다. 불과 1년 만에 지수가 20.5포인트 뛰면서 새 기록을 쓴 것이다.
전체 조사 대상을 반영한 소매판매액 총지수는 지난 7월 111.0에 머물렀다. 이에 견줘 보면 가전제품이 다른 상품에 비해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 알 수 있다.
금액으로도 지난 7월 가전제품 판매는 ‘역대급’이었다. 7월 가전제품 판매액은 전년보다 21.5% 증가한 2조7115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이전 최고 기록은 작년 7월 2조4226억원이었다.
통계청은 기록적인 가전제품 판매 증가의 이유로 관측 사상 가장 높았던 올 여름 기온을 꼽았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과 같은 냉방제품 판매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여름 더위는 폭염 역사를 새로 썼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폭염(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 일수는 29.2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고, 8월 1일에는 서울이 39.6도, 강원도 홍천이 41.0도를 기록해 1907년 관측 시작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더웠다.
실제로 7월 16일부터 8월 2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에어컨 매출은 전년보다 118.7%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 에어컨 매출액도 7월 11∼31일 1년 전보다 94.2% 늘었다.
가전업계는 올해 에어컨 판매 대수를 최대 260만대로 전망했다. 기존 기록이었던 작년(250만대)보다 더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을 빨리 설치해주겠다며 돈을 떼어먹는 신종 사기사건까지 발생할 정도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록적인 더위로 냉방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 전체 가전제품 판매액 상승을 주도했다”며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8월 지표 역시 무더위가 계속됐기 때문에 가전제품 판매액이 고공행진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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