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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추석경기] 추석선물은 ‘일자리’인데…언제쯤?
뉴스종합| 2018-09-17 11:19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자리와 소득 상황의 개선이 더딘 가운데 체감물가는 껑충 뛰어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요일인 16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시장에서 시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과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실업자 수 외환위기 이후 최고
연말까지 호전 가능성 낮아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 수정 필요


취업준비생 A씨(28)는 이번 추석 연휴 귀성을 포기했다. 대기업에 취직한 사촌과 비교되는게 싫고 집안 어르신들이 알게 모르게 눈치를 주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닐 것 같아서다.

대학을 졸업하고 7년째 행정고시를 비롯해 각종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B(35)씨도 추석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 고시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9급 공무원 시험으로 눈높이를 낮췄지만 여전히 공시촌을 맴도는 신세다.

청년실업률과 실업률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고용지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던 추석이 썰렁하기 짝이 없다. 일자리 사정 악화가 추석 경기를 발목잡고 있는 형국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3000명에 그치고 실업자 수는 113만3000명으로 외환위기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로 1999년(10.7%) 이후 19년만에 최고수준을 보였다.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3%에 달한다. 청년 4~5명 중 한 명꼴로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청년은 인구의 20.6%지만 실업자의 38%를 차지한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 일자리 감소도 심각하다. 지난달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5만8000명 줄어 3개월 연속 10만 명대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부진의 여파가 고용의 중심축인 40대 일자리를 크게 줄인 때문이다. 8월 제조업 취업자는 10만5000명 줄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용유발효과가 큰 자동차·조선업 등의 고용부진이 도·소매업 등 연관 산업까지 영향을 준 탓이다.

문제는 연말까지 일자리 시장의 호전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걱정이다. 지난해 9월 신규 취업자수 증가폭이 31만4000명으로 ‘반짝’ 증가해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다 추석연휴까지 끼어 자칫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재정투입에만 의존했다. 정부의 내년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22%늘어난 23조5000억원으로 역대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정 확장만으로는 일자리를 늘릴 수 없고 민간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며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혁신과 함께 신성장산업 발굴 등 혁신성장 정책을 통해 민간의 고용창출력을 제고해야 지금의 ‘고용한파’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도 오는 2022년까지 바이오헬스, 소프트웨어(SW), 지식재산(IP) 분야에서 민간일자리 10만1000개를 만들기로 하고 내년에 618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민간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재난 수준의 고용성적표를 받아든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조절과 근로시간단축 보완 등을 위해 당청협의를 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미 결정된 것이지만 향후 최저임금 결정제도 개선과 탄력근로제 등 제도 개선이 예상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장관회의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조정, 최저임금 인상속도의 조절 등 시장에서 지속 제기된 이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당 청와대와 협의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심리적인 요소가 반영된 의사결정인데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이 잇따라 이뤄지자 기업들이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고용 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용시장의 구성원들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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