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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대역까지 준비…조직적 암살계획 정황
뉴스종합| 2018-10-23 11:17
사우디 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에 관여한 ‘암살팀’ 중 한 요원이 사건 당일 카슈끄지 ‘대역’을 내세워 그의 죽음을 은폐하려 한 듯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왼쪽은 사망 전 이스탄불 총영사관으로 들어가는 카슈끄지의 모습이며 오른쪽은 같은날 카슈끄지와 똑같은 옷차림으로 위장한 요원이 총영사관 뒷문으로 나오는 장면으로 CNN이 단독입수한 영상 캡쳐 사진이다. [출처=CNN]

CIA국장 터키급파 녹음확보 나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몸싸움 도중 죽었다는 해명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가 증거 은폐를위해 바디 더블(대역)까지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암살을 계획한 정황이 22일(현지시간) 드러났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 진상을 알게 될 것”이라며 사우디의 해명이 불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ㆍ캐나다 등은 대(對) 사우디 무기 수출 중단 검토에 나섰다.

국제사회 여론의 악화로 사우디가 궁지에 몰린 가운데, ‘카슈끄지 암살 의혹’ 사태는 23~24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터키 정부의사건 전말 발표와 이스탄불에 급파된 지나 해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백악관 보고 등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던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22일 CNN방송은 사우디 암살팀 중 한명인 무스타파 알 마다니가 카슈끄지 사망 당일 카슈끄지의 재킷과 셔츠를 입고가짜 턱수염을 붙인 채 사우디 영사관 뒷문으로 나가는 CCTV 영상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터키 관리는 “마다니를 대역으로 데려왔다는 것은 계획적인 살인임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는 카슈끄지 사망을 처음으로 인정하며 몸싸움 중 실수로 죽었다고 밝힌 지난 20일 사우디 정부의 해명을 뒤집는 것이다. 사우디는 이번 사태가 왕실의 승인없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고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사우디의 해명을 뒤집을 증거들을 연일 착착 내놓으면서 궁지로 몰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결정적 증거는 카슈끄지 사망 당시 녹음 파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터키에 급파해 녹음 파일 존재 여부 등 파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곧 진상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피살을 인정하면서도 몸싸움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우디에 사람들이 나가 있고, 터키에는 고위 정보요원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나가 있다. 터키와 사우디에 훌륭한 인력들이 나가 있는 만큼, (진상에 대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오늘 밤이나 내일 돌아온다. 나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당국의 그간 발표에 대해서는 “내가 그동안 들어온 것에 관해 불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빗나간 음모”였다며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독일은 진상이 규명될때까지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캐나다도 사우디와 맺은 무기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는 진상이 규명된 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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