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제야 “경제상황 좋지않다”고 인정한 정부
뉴스종합| 2018-10-31 11:15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은 한국경제 위기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생산과 소비가 모두 부진했다. 특히 산업생산은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오죽하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란 자세로 일관하던 통계청마제 ‘경기 불안’을 인정할 정도다.

실제로 나타난 수치들은 불안감을 넘어 위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산업 생산지수는 106.6으로 전월보다 1.3% 내려갔다. 서비스업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광공업은 자동차,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2.5% 하락했다. 제조업은 2.1% 내렸다. 광공업 하락폭은 작년 2월(-3.0%) 이래 19개월만에 최대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 108.8을 기록, 전월보다 2.2% 줄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떨어졌다. 각각 6개월,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다.

다만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에서 반등(2.9% 증가)한 것이 유일한 희소식이다. 하지만 그나마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 덕분이다. 그게 아니라해도 노후설비 교체나 보강을 위한 투자 수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반년의 설비투자 감소만으로도 위험 징후는 농후하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이 “설비투자가 7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하거나 지속하면서 전달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사실 설비투자 감소가 반년을 넘겨 7개월만에 반등한 것은 그 자체로 재앙의 전조다. 현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 이상으로 근래 보기드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실적을 생산능력으로 나눠 산출하는 제조업가동률은 일반적으로 호경기때 상승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기 하강 국면에선 기업들이 기존 설비 가동률만 높이거나 생산능력 자체가 줄어들어 생긴 결과다. 제조업생산능력 지수가 계속 떨어져 지난 8월에는 근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들어 제조업 취업자가 10만명 이상 감소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유는 한가지다. 최저임금 과속인상, 주52시간 근로제 등 소득주도 성장이란 이름하에 추진되는 정부의 노동우대정책이 기업인들로 하여금 기왕에 가진 설비만 최대한 돌리는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런 기업들이 고용을 더 늘릴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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