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마케도니아의 전 총리가 투옥을 피하기 위해 헝가리로 도주, 망명을 신청했다.
13일(현지시간) 마케도니아 내무부는 니콜라 그루에브스키(48) 전 총리가 헝가리로 도주해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루에브스키는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마케도니아의 총리를 지낸 유력 인사다.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인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을 이끌며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2016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조란 자에브 현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됐다.
이후 그루에브스키 총리가 비밀경찰을 동원해 수년 전부터 정치인과 법조인 등 사회 각계 인사 2만명의 전화 통화를 도ㆍ감청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사퇴했다.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도청 의혹 외에도 부패와 선거부정, 직권남용, 폭력 교사 혐의에 휘말려 기소됐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 이후 법원이 그의 인신 구속을 시도했으나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 일대를 수색해왔다.
그의 행적이 밝혀진 것은 SNS를 통해서다.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목숨을 노린 수없이 많은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마케도니아를 떠났다. 현재 부다페스트에 있고, 헝가리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그루에브스키가 헝가리에 있는 것을 파악한 후 국제 체포영장 발부를 법원에 신청했다. 그루에브스키가 이끌었던 VMRO-DPMNE 정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인 피데스와 연대 관계를 맺고 있어, 그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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