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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는 순간 돈 모으는 건 불가능…공교육 강화해야
-“열심히 일하면 평범하게라도 살 수 있게 되길 희망”
[헤럴드경제=사회팀] “열심히 일하면 적어도 평범하게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은 ‘적자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소박했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평생 빚 갚으면서 사는 게 정상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결코 정상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적자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그저 돈 모으는 보람을 느끼면서 살고 싶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 등록금, 월세 부담부터 줄여줘야=“빚내서 대학 가면 뭐합니까. 취업도 안 되는데.” 20대 대학생들은 수천 만원의 등록금과 집값 등을 내가며 대학에 다녔지만 취업을 못해 빚만 남았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일시적인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보여주기’일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20대의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록금, 월세, 취업준비 비용 등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지연(25) 씨는 “어려운 형편 때문에 지난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성적 장학금을 꾸준히 타왔지만, 올해는 취업을 준비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면서 “장학생 선발 기준을 다양하게 바꿔 혜택을 받는 학생들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공공주택 등을 늘려 주거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학생들 한 달에 50~60만원에 달하는 월세만 해결해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북구 소재 대학교 2학년 정모(23) 씨는 “한달 생활비가 30만원인데 월세와 관리비가 70만원이다. 고정 지출이 100만원에 달하는데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더 바쁘게 보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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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세대에게는 은퇴 후 ‘내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면서 사는 게 꿈이었다. 큰 돈 벌지 않아도 내 집만 있어도 먹고 사는 일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은평구에 사는 김진형(58) 씨는 “평생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 죽을 때까지 내 보금자리 하나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대출금 때문에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 일할 여력이 있는 5060대를 위한 일자리 대책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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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미래세대는 성실하게 일해도 빚더미에 허덕이는 나라에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유한덕(72) 씨는 “요즘 젊은 이들은 대출 받고 빚내는 게 너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데 여력이 있을 때가 괜찮지,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빚을 안고 사는 사람들은 조급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이 조급함 때문이다. 여유 없이 서로 경쟁하면서 사는 게 행복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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