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특별기고-김국정 한국 MDRT협회 부회장]4차 산업혁명 시기의 보험…삶 전반 아우르는 보장 요구돼
뉴스종합| 2018-12-26 16:12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금융권에도 몰아치면서 금융생활 전반의 모습들을 바꾸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A), 챗봇, 빅데이터 등 생소했던 단어들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봄직한 말이 됐고, 나이 지긋한 장년층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이나 간편송금 앱(app)을 사용하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그렇다면 금융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의 속도가 더딘 ‘보험’은 어떠할까. 보험도 마찬가지로 변화의 파고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보험업계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인슈어테크’란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을 접목한 의미의 인슈어테크(insure-tech)는 보험 관련 플랫폼 업체들이 늘어나는 모습으로 구현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소비자를 가입단계까지 스스로 끌어오는 인력(引力)이 매우 낮다.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구입하는 일이다. 이자 등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일반 금융상품들과 달리 현재 일어나지 않은 사건, 미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위험을 대비해 돈을 지불한다. 수익보다는 지출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험이 오랫동안 ‘인지(人紙)산업’으로 발전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사람과 종이만 있으면 가능한 사업이란 의미지만 바꿔 말하면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 나이, 건강상태 등에 따라 필요한 보험이 다르고 같은 상품이라고 해도 가입방식이나 보장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등 온라인보험가입의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들이 도입됐지만 이를 완전히 해결해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서 말했듯 보험은 정형화된 상품이 아니다. 재정 상태에 따라 보장금액을 축소하거나 늘리는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생애주기에 맞춰 보장성보험 뿐 아니라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도 고려 대상이다. 종류와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가장 알맞은 보험상품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우리가 온라인을 통해 학인 할 수 있는 것은 주된 담보의 보장내용에 따른 보험료 비교 정도다. 특약으로 들어가면 회사별 상품비교도 쉽지 않다. 보험이 금융상품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이유이며, 고객 삶의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재정전문가에게 보험설계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기존에 병력이 있다면 해당 부분만을 일정기간 부(不)담보로 보장받도록 하거나 보험료를 좀 더 내더라도 쉽게 가입이 가능한 유병자보험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가입 후 재정적인 변화나 결혼, 임신, 출산, 은퇴 등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담보를 추가하거나 보장금액을 조정할 수도 있고, 더 좋은 보장상품이 나왔을 경우 이전 상품과 비교해 새로운 상품을 추가로 가입할 수도 있다.

보험은 이미 우리 삶 곳곳에 필수적인 상품이 됐다. 더더욱 장기간 삶의 안전장치를 한다는 점에서 낭비 없이 나에게 꼭 맞고, 꼭 필요한 보험 맞춤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금융생활을 바꾸는 격동기임에도 ‘사람’ 즉 재정전문가를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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