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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문 대통령 타운홀미팅…역대 신년기자회견 살펴보니
뉴스종합| 2019-01-10 09:11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시행…질문 미리 정해
-YS 처음으로 각본없이 회견…DJ ‘국민과의 대화’ 파격
-MB 회견대신 국정연설…‘박근혜정부’선 연극 논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인색했다. 연극 논란이 일었던 2014년 신년기자회견때의 모습. 그때 꺼낸 ‘통일 대박론’은 두고두고 입방아에 올랐다. [헤럴드경제DB]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열린 10일 청와대 영빈관. 꼭 1년전인 지난해 1월 10일 같은 장소에 마련된 ‘2018 신년기자회견’은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타운홀 미팅’ 틀을 준용해 이뤄졌다.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선택하는 자유로운 방식의 기자회견이라서 관심이 컸다. 질문자로 선택되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은눈물 겨웠다. 대통령과 눈을 맞추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흔드는 기자도 생겼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는 이처럼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있다.

▶1968년 첫 도입…그러나 짜고 친 ‘신년기자회견’=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8년 신년기자회견이라는 방식을 처음 도입됐다. 이전에는 대통령 연두교서 형식으로 국회 연설로 새해 국정 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박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각본 있는’ 혹은 ‘대사 있는’ 회견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해진 질문을 기자들에게 배당했고 대통령은 준비된 답변을 읽는 수준이었다. 1979년 1월엔 항상 서서 했던 이전과 달리 앉아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살벌하던 시절 정해진 ‘각본’에 따르지 않던 한 기자의 추가질문으로 인해 회견장 분위기가 험악해졌다고 전해진다.

전두환 정권 때는 되레 후퇴했다. 전 전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국정연설로 대신했고 1985년에 기자회견을 했지만 역시 ‘각본’을 따로 준비했다. 집권초기 언론사들을 강제 통폐합한 전력이 있는 만큼 철저한 통제하에 펼쳐진 언론쇼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단방향으로 신년사를 읽는 형식이었다.

▶진화된 회견방식=회견방식의 발전는 문민정부 들어서야 이뤄졌다. 당시 청와대는 기자들이 작성한 질문을 사전에 받아 순서만 정리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인 1994년 각본없이 첫 신년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당시 언론은 “역사상 가장 민주적 회견이었지만, 가장 많은 궁금증을 남긴 회견”이라고 평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더 파격적인 신년행사를 준비했다.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던 1998년 1월 언론을 상대로한 기자회견 대신 직접 국민과 대면하는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열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직접 민심을 청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년 회견은 한단계 더 발전했다. 매년 초 신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으로 나눠 진행했다. 신년연설은 원고를 참고하되 즉석에서 내용을 수정했고 밤 10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다시 불통=이명박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신년기자회견은 사라졌다. 기자들 대신 청와대 참모들만 배석한 국정연설을 고집했다. 물론 기자들과의 질의도, 대통령 답변도 생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인색한 편이었지만 신년기자회견만큼은 3년(2014~2016년)간 진행했다. 특히 집권 2년차인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불통의 아이콘’ 이미지를 씻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전에 질문이 전달됐음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극’ 논란이 일었다. 다만 그날 회견에서 꺼낸 ‘통일 대박론’ 만큼은 두고두고 회자가 됐다.

강문규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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