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신용융자 잔고 급증
中 부양책 수요견인 기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연초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화학 업종은 오히려 가파르게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충격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석유화학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로 분석된다.
10일 코스콤에 따르면 새해 들어 코스피 시장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고가 573억원(8일 기준) 감소했다. 하지만 화학 업종의 신용융자 잔고는 같은 기간 137억원 늘어나며 코스피 22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통상 투자자들은 특정 업종이나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을 때 단기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빚을 내 매수한다.
종목별로는 롯데케미칼이 8403억원 급증해 가장 높았고, LG화학(2894억원)과 OCI(2851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세 종목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업황 회복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완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로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로 유동성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석유화학 제품 구매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수혜를 예상했다.
OCI 역시 올해 중국 정부의 태양광 규제 완화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중국은 태양광 보조금을 삭감하며 업황을 급랭시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올해 춘절을 전후해 태양광 설치 목표량을 대폭 상향하는 등 부양책을 발표할 전망”이라며 업황 회복을 예상했다. OCI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작년보다 16.7% 늘어난 2511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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