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하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
심혈관질환·뇌졸중에 20% 작용
마스크 제대로 착용해야 차단효과


지난 14일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2015년 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할만큼 며칠 째 전국적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하지만 실제 어느 정도까지 해로운 것일까. 유광하<사진>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은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Q.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건강한 사람에게 미칠 영향은?

A. “건강한 사람이라도 미세먼지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건강에는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우선 미세먼지에 노출된 피부에는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 있고 안구건조증, 결막염도 생길 수 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폐에 도달하면 이것이 혈류를 타고 전신에 퍼지게 된다.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의 경우 미세먼지가 20%의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어린이는 폐가 자라는데 폐가 잘 자라지 않을 수도 있고 젊은사람은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면 폐의 볼륨(크기)이 작아질 수 있다.”

Q.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등 기저질환자에게는 더 위험할 것 같은데?

A.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는 한 해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COPD로 인한 사망자는 100만명 정도로 예상된다. 실제 미세먼지가 심한 다음 날 응급실이나 진료를 받으러오는 COPD 환자가 늘어난다. COPD 환자에게 미세먼지가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Q. 마스크를 쓰면 정말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있는건가?

A. “있다. 다만 식약처가 인증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가 코와 입 주위에 제대로 밀착되어야 미세먼지가 틈새로 스며들지 않는다. 단순히 마스크 착용만 권하지 말고 올바른 착용법도 알려야 한다.”

Q. 미세먼지가 심할 때 집에만 있으면 안전한건가?

A. “그렇다고만 볼 수 없다.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생기는 미세먼지는 오히려 바깥에 떠도는 대기보다 많다고 한다. 때문에 요리 중에는 후드를 켜 미세먼지가 빨리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적절한 환기도 필요하다.”

Q.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A. “COPD 환자 중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비율은 5%에 그친다. 자신이 환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의미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해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부활동을 하면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폐는 어느 정도까지 망가지기 전까지는 증상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폐는 한 번 망가지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 50대 이상 중 과거 담배를 10년 이상 피운 경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폐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학회가 국민건강검진 항목에 폐기능 검사를 추가할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이유다.” 

손인규 기자/ ik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