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선 딸기 디저트 ‘불티’
망고ㆍ수박.. “따라갈 수 없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딸기 덕후’인 A씨(28)는 롯데호텔의 딸기 뷔페를 예약하려다 깜짝 놀랐다. 보통 호텔들이 1~3월에 진행하는 딸기뷔페는 딸기가 가장 맛이 좋은 2월에 가장 많이 붐비는데 올해는 1월부터 예약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2월 역시 전 주말 예약이 차 마지못해 3월로 예약을 했다.
A씨는 “딸기뷔페가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리기 좋은)’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2030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아졌다”며 “호텔마다 딸기뷔페를 하는데도 인기가 급증하다보니 예약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도 딸기가 ‘제철 과일의 왕좌’를 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유통가에서 딸기가 여전히 인기를 구가하면서 다른 과일들은 기도 못펴는 형국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의 올해 딸기 뷔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배 늘어났다. 딸기 뷔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덕분에 예약은 더욱 어려워졌다. 1월부터 3, 4월까지 운영되는 딸기뷔페는 보통 딸기 맛이 좋은 2월께 만석이 된다. 하지만 올해는 1월부터 주말 만석이 됐고, 2월 예약은 이달 초에 모두 마감이 됐다는 게 롯데호텔 측 설명이다.
딸기의 이같은 ‘뜨거운 인기’는 사실 제철과일 중에서도 ‘딸기’에만 국한된다. 딸기의 성공에 힘입어 유통업계에서는 다른 제철과일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평타’ 이상의 성과를 내진 못했다.
실제로 딸기 뷔페를 처음으로 시도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후 수박과 망고, 자몽 등 다양한 과일로 디저트나 음식 콜라보레이션 등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편의점 CU는 딸기 외에 망고, 블루베리 등을 활용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였지만, 딸기의 아성을 깨진 못했다. CU의 과일 디저트 매출 중 딸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70%다. 블루베리나 망고는 각각 20%와 10% 정도다.
유통업계에서는 딸기의 선전 이유로 ‘호불호’가 없는 대중적인 과일로, 당도가 높고 시큼한 맛이 적다는 점을 꼽는다. 오믈렛이나 피자 등 디저트 외에 다른 음식에도 적용하기 좋아 디저트 뿐 아니라 새로운 메뉴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쉐프들 입장에선 수박이나 망고처럼 껍질을 손질할 필요가 없어 조리가 용이하다.
여기에 최근 하우스 재배가 늘면서 딸기를 접할 수 있는 시기가 3~5월에서 12~4월로 늘어난 점도 장점 중 하나다. 메뉴나 제품을 선보이는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른 과일로 저변을 확대하기보다 딸기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호텔의 경우, 예전에는 딸기뷔페만 운영했지만, 이제는 애프터눈 티세트에 딸기 메뉴를 넣거나 푸아그라, 트러플, 캐비어 등 3대 진미에 딸기를 접목한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식이다. 아이들과 호캉스를 하는 ‘키캉스’ 트렌드에 맞춰 호텔 숙박과 딸기 따기 체험을 결합하기도 한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딸기 뷔페를 찾는 고객의 80%가 여성이고, 연령대는 20~30대가 가장 많지만, 딸기의 인기는 사실 대중적이다”라면서 “호텔별로 딸기와 관련한 다양한 시도로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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