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국회 정상화 합의에는 실패했다. [연합] |
-與는 “조건 없이” 野는 “진실 밝혀야”
-‘환경부 블랙리스트’ 두고 입장차 더 벌어져
-“당장 3월 임시국회 시작도 불투명”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여야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김태우 특검’과 ‘손혜원 국정조사’,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을 놓고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이 이중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 국회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자유한국당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 방안을 위한 긴급 회동을 했지만, 30분 만에 협상은 결렬됐다.
이날 가장 먼저 위원장실을 나온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조건에 대해 여당의 면을 세워가면서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지만, 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답답하다. 여당이 국회를 열기 싫은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홍 원내대표가 본인의 임기 안에는 절대 국정조사나 특검을 안 하겠다 하니, 국회 문을 닫겠다고 선언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거부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블랙리스트 의혹 등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김 원내대표 역시 “늦어도 임시국회소집서를 오는 28일에 제출해야 다음 달 4일에 3월 임시국회를 시작할 수 있다”며 “절박함을 갖고 계속 협상하겠다”고 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와의 추가 협상 계획에 대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계속되는 회동에도 여당은 “조건 없는 복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야당은 ‘등원 마지노선’을 내세우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태민 특검’과 ‘신재민 청문회’, ‘손혜원 국정조사’에 이어 검찰에서 최근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하면서 야당은 “국회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블랙리스트 의혹은 추가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다 새로운 문건까지 발견됐다”며 “국회에서 상임위를 열어 전수조사 및 경위에 대해 따져 물어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인 민주당이 한국당의 조건을 모두 거부하면서 당장 3월 임시국회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원내대표간 협상이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걸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