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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정준영 “죄송합니다” 여섯번 반복…경찰-클럽 유착 집중 조사
뉴스종합| 2019-03-14 10:20
-정준영 “죄송합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경찰 “역량 총 동원해 철저히 수사해 나가겠다”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준영은 이날 카메라 앞에선 약 1분여간 ‘죄송합니다’는 말을 여섯번이나 반복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정준영을 상대로 동영상 유포,마약 의혹, 경찰 유착 논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그룹 빅뱅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도 소환해 조사한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했다. 정장 차림에 머리를 뒤로 묶은 정준영은 카메라 앞에서 “너무 죄송하고요.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서 너무 죄송하고 조사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정준영은 ‘오늘 경찰에 휴대폰 원본을 제출 할것이냐’, ‘범행 당시 약물을 사용했냐’, ‘사건의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이 외 추가 불법촬영 여부와 혐의 인정의 범위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있었으나 정준영은 답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정준영에게 특정된 혐의는 성관계 동영상 유포다. 정준영은 자신이 성관계를 맺은 여성과 찍은 동영상을 단체 대화창에 올렸는데 이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이다. 이 법에 따르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영상물을 촬영하거나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면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여러명인 것으로 확인되면 가중 형량(2분의1)이 적용돼 이론상 징역 7년6월까지 선고 가능하다.

경찰은 또 정준영을 상대로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경찰-연예인 유착‘ 의혹도 캐물을 방침이다. 정준영이 포함된 대화방에선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씨(29)가 자신의 음주운전을 경찰에 부탁해 무마했다는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 또 해당 대화창에선 ‘옆 업소가 우리 업소를 찌르려고 하는데 경찰총장(경찰청장의 오기)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더라’는 취지의 대화도 오갔다. 성관계 당시 마약을 한 상태였는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예정이다.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정준영은 강남의 한 사설업체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맡기면서 ‘복원 불가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혐의자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인멸하는 시도는 증거인멸 죄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관련 정황 역시 경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전날 정준영이 휴대전화를 맡긴 사설 IT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그룹 빅뱅의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승리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번이 두번째다. 다만 지난달 27일 첫 조사 때엔피내사자 신분이었고 이날은 피의자 신분이다. 승리는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의 ‘큰손’ 해외 투자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우 박한별의 남편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도 이날 오후 소환돼 경찰 조사를 받는다.

‘카톡 3인방’이 같은날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최대 관심은 경찰과 연예인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가 얼마나 진행될 것이냐로 모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관련 증거자료를 경찰이 아닌 대검찰청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고, 그 이유가 ‘경찰을 믿지 못해서’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미 전직 강남경찰서 경찰관이 클럽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의혹이 드러났고, 강남서 현역 경찰이 클럽에 비정상적으로 ‘특혜 출입’ 했던 사안도 확인됐다. 경찰이 경찰 조직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어느선까지를 도려낼 수 있겠느냐가 핵심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어떤 비위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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