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판 커지는 靑 ‘기관단총 노출’ 논란(종합)
뉴스종합| 2019-03-25 10:01
-文대통령 대구시장서 과잉경호 논란
-靑 “무기 경호, 세계 어디서든 기본”
-野 “사과하면 될 일 판 키운다” 비판
-하태경 “전문가가 봐도 대단히 부적절”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칠성시장 방문 당시 ‘기관단총 노출’을 정당 경호라고 한 데 대해 야권에서 “사과하면 될 일을 키운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원의 단순 실수로 끝날 수 있는 문제를 청와대가 무리하게 반박해 문제가 커진다”며 “야당에게 져선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청와대의 해명 이후 하태경 의원실 페이스북 게시글. [하태경 의원실 페이스북]

하 의원은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제의 쟁점은 군중 속에 숨어 경호업무를 해야 할 위장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보인 실수를 했지만, 청와대가 아무 잘못이 없다고 단정한 것”이라며 “사복차림의 사람이 총기를 들고 있는 건 경호 전문가의 지적에 의거해도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했다.

그는 전날 오전 SNS에 청와대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노출한 사진 3장을 올렸다. 여기에는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찾았을 때 사복차림 경호원이 총기 방아쇠에 손가락을 댄 모습이 담겨있다. 하 의원은 “사실이면 섬뜩하고 충격적”이라며 “청와대는 사진의 진위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찾았을 때 청와대 경호원이 기관단총을 노출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실 페이스북]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진 속 인물은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맞다”며 “무기를 지닌채 경호하는 건 세계 어느 나라에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한다”며 “혹시모를 외부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과거와 현 정부 경호원이 기관총을 들고 경호하는 사진 6장도 공개했다. 다만 시장 등 민생 현장에서 사복 차림으로 총기 방아쇠에 손을 댄 채 찍힌 사진은 없었다.

청와대가 같은 사례로 공개한 경호 사진 중 하나. [하태경 의원실 페이스북]

야권에선 즉각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바른미래 최고위원은 SNS에 “원래 이 정부가 정상이라면 ‘경호과정 중 불필요히 총기가 노출돼 죄송하다’고 나와야 했다”고 글을 썼다. 이 최고위원은 또 “(몇몇 누리꾼이)의정 활동은 안하고 이런 일이나 지적하느냐고 한다”며 “의정활동 없이 가발을 뒤집어 쓴채 ‘사드 춤’을 추고 광우병 집회에서 미친 소를 울부짖고 최순실의 숨겨진 재산 300조원을 찾는다고 독일로 가던 정당이 우리나라 집권 정당”이라며 일부 정권 옹호세력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정권 입장에서 대구 칠성시장이 무장 테러 베이스캠프라도 되는가”라며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빠지면서까지 찾은 대구에 기관단총 무장 경호원을 대동한 사실 자체가 충격”이라고 했다. 일부 대구 시민들도 반감을 보였다. 대구 중구에 사는 이성철(31) 씨는 “대구 시민들을 테러범으로 보는 것 아니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광주를 찾았을 때 기관단총 경호가 있었다면 어떤 반응이었겠느냐”고 했다.

하 의원은 이번 기관단총 경호가 과잉 논란을 넘어 절차상 문제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을 근접 경호할 땐 무장테러 상황이 아니면 기관단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며 “민생시찰 현장에서 기관단총을 보이게 든 건 경호수칙 위반”이라고 했다. 그는 또 “청와대는 비표를 끊는 행사에는 기관단총을 노출하지 않는다고 첫 성명에서 발표했는데, (청와대가)사진을 공개할 땐 비표를 끊는 행사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때 기관단총을 노출한 사진도 공개했다”며 “비상식적인 반론을 펴는 데만 급급한 것”이라고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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