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잇슈트’ 작년 매출 35% ↑
혜자 면접 정장 ‘엠아이수트’도 인기
“합리적인 가격·기능 상품 주목”
롯데백화점 ‘맨잇슈트’ [롯데백화점 제공] |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10만원대 남성정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20~30대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정장을 선호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초저가 남성정장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의류업체 부림광덕과 함께 론칭한 남성복 공동기획브랜드(NPB) ‘맨잇슈트’의 지난해 매출은 35% 신장했다. 맨잇슈트의 정장 한벌은 최저 9만8000원으로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격식을 갖춘 정장은 필요하지만, 여윳돈이 없는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신영조 롯데백화점 남성패션팀 칩바이어는 “남성복 시장이 저가와 고가로 양분되는 가운데 직소싱을 바탕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 맨잇슈트가 젊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현재 맨잇슈트는 롯데백화점 노원점, 영등포점, 평촌점 등 47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향후 아직 출점하지 않은 아울렛으로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이 2016년 선보인 남성정장 PB브랜드 ‘엠아이수트’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17개 매장에서 연평균 11%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력 상품은 15만9000원짜리 정장 한 벌로, 재킷(9만9900원)이나 팬츠(3만9900원)를 따로 구매할 수 있다.
이랜드의 제조ㆍ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 15일 기획 상품으로 ‘혜자 면접 정장’을 출시했다. ‘누구보다 소중한 내새끼♥ 새 시작을 응원할게’라는 문구와 함께 소개된 남성용 정장은 한 벌에 13만9800원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1차 물량의 60% 이상 소진됐으며, 추가적으로 2차 물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저가 남성정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또다른 이유는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반 슈트처럼 한 벌로 착장해서 입을 수 있고, 재킷과 바지를 따로 조합해 활용할 수도 있는 ‘셋업 슈트(set-up suit)’로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장 대신 캐주얼 의류를 입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필요에 따라 격식을 갖춘 정장으로 입거나 캐주얼 의류로 활용할 수 있는 셋업 슈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유니클로‘ 감탄재킷’과‘ 감탄팬츠’ [유니클로 제공] |
글로벌 SPA업체 유니클로는 2017년 남성용 ‘감탄 팬츠’를 먼저 출시했으나 “정장처럼 입을 수 있게 재킷도 출시해달라”는 고객 요청이 쇄도하자 최근 ‘감탄 재킷’까지 내놨다. 감탄 재킷(6만9900원)과 감탄 팬츠(4만9900원)를 모두 구매해도 10만원대 가격에 한 벌의 정장처럼 격식을 갖출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감탄 셋업’이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최근 정장을 선택할 때 합리적인 가격과 기능을 중요시하는 남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감탄 팬츠와 재킷은 비즈니스와 캐주얼 의상으로 모두 활용 가능한 상품으로 주목 받으면서 매 시즌 소재와 컬러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