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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만 유튜브 강자’ 박준형 와썹맨은 어떻게 성공했나
엔터테인먼트| 2019-03-29 08:58
-소통천재, 10대 행동 문화 분석, 박준형의 순수 개성 캐릭터, 있는 그대로의 엉뚱 진정성 통해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이 활발하다. 에이핑크 윤보미, 악동뮤지션 이수현, 에프엑스 루나와 엠버, 유병재, 신세경, 홍진영, 김준호, 이수근, 이영자, 주현미, 이홍렬, 이덕화 등 다양한 연령대의 연예인들이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

거의 유튜브 강박증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유튜브로 뛰어드는 것은 TV에서 SNS로 플랫폼 생태계가 다양해진 데도 이유가 있지만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구독자수만 확보하면 광고를 붙일 수 있어 안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연예인 유튜브는 god 멤버 박준형의 ‘와썹맨’이다. 반백살 ‘쭈니형’ 박준형이 전국 곳곳의 명소를 돌아본다는 단순한 내용이 구독자 177만명을 확보한 유튜버 파워채널로 급성장했다. 1인 창작자(크리에이터)지만, JTBC의 디지털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라는 방송국이 연예인과 함께 만드는 형태를 띠고 있다. 2018년 2월 26일부터 시작해 1년여간 56개 에피소드를 올린 ‘와썹맨’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기획단계에서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층인 10대들을 분석한 게 주효했다. 어떤 ‘짤’을 올리고, 어떤 얘기를 하는지를 관찰했다.

박준형이 모든 말에 ‘BAAAM(뱀)’을 사용해 10대들 사이에 ‘뱀종대왕’ 애칭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반백살 박준형과 십대의 마찰은 새로운 게 나올 것이라는 기획이 이뤄졌다. 10대들의 소비성향, 그들에 관한 각종 정보를 박준형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와썹맨’은 JTBC 리얼리티물 ‘사서고생2 팔아다이스’의 스핀오프 형태로서 박준형의 개인화된 채널로 독립시켜 “와썹맨이 왔어 맨”이라는 오프닝 멘트로 시작한다.

여기에다 박준형만의 순수함+천진난만+엉뚱함+궁금증 대마왕 아저씨 컨셉이 제대로 먹혔다. 박준형이 아무 데나 들이대면(?) 상대방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의 순수함이 오히려 웃음을 생산해 불편함과 부담감을 줄여준다. 박준형은 섭외를 안하고 무작정 떠나는 돌발상황을 즐긴다. 


‘와썹맨’을 기획한 JTBC 디지털사업본부 디지털제작팀장인 김학준 CP(38,사진)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박형’이라 불러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박준형이니까 소화되는 거다”면서 “박준형이란 사람은 매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어른이면서도 순수하고 천진난만하다. 기획이라는 프레임안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는 설정임이 파악되고 수가 읽혀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이 무시되는 게 박준형의 순수함덕이다. 그는 10대들에게 어거지로 맞추는 게 아니라 계속 즐기면서 답을 찾아나선다. 박준형이 높은 사람을 만나면 숙이고 들어가는 기존문화와 통념을 철저하게 부셔버려 통쾌함을 느끼고 대리만족을 얻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가서 ‘와썹’ ‘렛쯔 겟잇’ ‘뱀’ 하면서 팔뚝인사를 건네는 소통천재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에피소드 56개를 분석해보면, 화천 산천어축제 방문 처럼 박준형 등 중년들이 좋아할만한 것을 하면 참패한다.10대들이 좋아할만한 곳을 가야 한다. 대한민국 3대 기획사에 침투한 쭌형 에피소드가 가장 큰 반응을 얻은 이유다. 첫번째 PPL을 성형으로 해 기존발상을 뒤집는 것도 ‘와썹맨’의 특징이다.

김학준 CP는 “유튜브 1인미디어는 자기 캐릭터만 부단히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보여주면 10대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면서 “실버층 구독자들이 있어도 10대들이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해서 믹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CP는 “우리는 댓글을 다 본다. 유저들의 유의미한 정보는 바로 수용해 발전, 진화해 나간다”면서 “영상을 올리면 즉각적 반응이 나와 좋기도 한 반면에 힘도 많이 든다. 1년 2개월이 지나면서 약간 패턴화 되어가고 있는 건 고민이지만 다양한 구성을 시도해 극복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준형은 “하루에 10시간을 촬영하는데 영상 분량은 8분 정도”라고 말할 만큼 ‘와썹맨’은 촘촘하고 밀도가 높다. 그는 “저는 다른 사람과 방식이 다른데, 독특한 여러 가지를 더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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