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가만히 있어도 떨리는 손·심한 잠꼬대…파킨슨병 전조증상?
라이프| 2019-04-11 11:37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뇌졸중·치매와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
국내환자수 3년새 20% ↑…11만명 넘어
조기발견 약물치료·운동으로 진행늦춰
고기 섭취, 약복용 1시간 이상 간격을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해마다 증가하는 질환들이 있다. 그 중 뇌졸중, 알츠하이머 치매와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2014년 9만6673명이던 파킨슨병 환자는 2017년 11만5679명으로 3년 사이 20%나 증가했다. 특히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80대 이상이고 70대가 38%를 차지하는 등 환자의 99%가 50대 이상인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운동과 식단을 잘 관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 증가…국내에만 10만명 이상=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 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우리 뇌 속에는 여러 가지 신경 전달물질이 있는데 그중 운동을 조화롭게 이루어지도록 신경 회로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도파민(dopamine)을 생산하는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서서히 소실되는 질환이 파킨슨병이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파킨슨병은 1817년 영국의 의사인 ‘제임스 파킨슨’이 처음 보고한 이후로 파킨슨병이란 이름이 지어졌다. 파킨슨병은 사람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 확률이 올라가는 질환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서 파킨슨병 환자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1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떨림이나 경직이 주 증상…잠꼬대 하는 경우도 많아=파킨슨병은 도파민이 정상 수준보다 60~80% 이상 줄어들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발생한다. 운동 증상은 안정시 떨림, 경직, 보행장애,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데 글씨가 작아지는 현상, 얼굴 표정이 없어지거나 걸을 때 한 쪽 팔을 덜 흔들거나 한 쪽 발을 끄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운동 증상은 경도인지장애, 치매, 망상, 우울, 불안, 충동조절장애, 성격변화, 소변장애, 변비, 통증 등이 발생한다. 정선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눈에 띄는 운동 증상과 달리 비운동 증상은 밖으로 보이지 않고 환자만이 내면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운동 증상보다 비운동 증상 때문에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의 비운동 증상 중에는 수면장애의 일종인 렘수면장애가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꿈을 많이 꾸는 환자들이 많고 꿈을 실제 행동으로 표현하는 잠꼬대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발생한다. 특히 밤에 잠꼬대를 하는 사람은 잠꼬대가 없는 사람과 비교할 때 파킨슨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정 교수는 “정상인은 렘 수면 동안 우리 몸의 근육 긴장도가 없어져서 꿈을 꾸어도 몸의 행동이 없는데 파킨슨병 환자들은 렘 수면 동안 몸의 근육 긴장도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꿈을 현실화해 소리를 지르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헛손질을 하거나 발로 걷어차거나 침대에서 뛰어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약물 치료가 기본…운동과 식단 관리도 도움=파킨슨병의 치료법은 현재 여러 가지가 개발돼 있는데 진단을 받게 되면 먼저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파킨슨병 치료 목표는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파킨슨병에 걸리게 되면 단기간 약물 투여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고 평생에 걸쳐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진단 초기에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설정하고 이에 맞추어 치료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가 변하게 되면 그때마다 환자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적용해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연구에서 운동은 뇌세포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파킨슨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파킨슨병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와 같은 비운동 증상의 호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따라서 파킨슨병 환자는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스트레칭 체조 등을 골고루 꾸준하게 매일 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음식도 중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는 피곤하고 힘이 빠지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특징이기 때문에 영양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뇌에 좋은 비타민 C, E가 많이 포함된 사과, 딸기, 귤, 오렌지, 키위 등의 과일과 양배추, 브로콜리, 녹색 채소 등을 많이 복용해야 한다. 견과류도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기름을 제거한 양질의 닭가슴살이나 쇠고기 등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단백질은 치료 약물인 레보도파 약효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때는 레보도파 복용시간과 최소 1시간 이상 시간적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신혜은 부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단순히 노환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파킨슨병도 조기 진단 및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외면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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