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청년대표 ‘눈물’이 만든 靑 청년정책관실…‘이남자’들 마음 돌릴까
뉴스종합| 2019-05-02 10:24
-외면하는 20대 청년 잡기에 나선 靑, 실효성은?
-청와대 청년비서관 신설…청년정책 ‘콘트롤타워’
-靑 관계자 “청년 정책 기획ㆍ조율…소통도 강화”
-청년 표심 이탈에 ‘고육책’…표퓰리즘 논란도 일어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간담회에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실업 등의 발언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청와대는 2일 청년 정책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부처별로 쪼개진 청년 정책을 총괄하고 조정할 콘트롤타워인 청년정책관실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남자(20대 남자)를 비롯한 20ㆍ30대 지지율 이탈이 심각한 가운데 나온 대책으로 총선을 의식한 ‘표퓰리즘’이라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책 당정청협의에 참석해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청년정책관실은 청년과 관련된 제반 정책을 기획ㆍ조율하고 청년세대와 다양한 직접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청년비서관(1급 상당)은 당정청을 오가며 청년 정책 전반을 조율하게 된다.

이는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청년층 민심 이탈의 가속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청와대는 특히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요인에 대한 내부 진단을 꾸진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대표가 문 대통령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상징적이다. 감정에 복받친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청년 실업 문제를 호소한 뒤 울먹였다. 엄 대표는 “정권이 바뀌고 청년들이 많은 기대를 했지만 아직까지 정부가 청년문제를 인식하는 방식은 아직 단편적”이라고도 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엄 대표의 눈물이 이번 청년비서관 신설에 영향을 미친 점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청년들과 소통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다만 정책의 문제라기보다는 소통의 문제가 필요하다는 측면이 컸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청년정책관실 신설을 놓고 ‘표퓰리즘’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표심 이탈을 막기위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청년들의 분노가 어디서 왔는지 제대로 고민하지 못한 해결책으로 보인다”며 “당장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 지지율이 떨어지니 예산을 써서 표심을 잡으려는 여당과 정부의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한 쪽에선 청와대의 ‘청년비서관 무용론’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경로로 청년층을 챙겨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부는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새로운 자리를 만드는 식으로만 대응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절대 될 수 없다”며 “나중에 노년층 지지율이 떨어지면 ‘노년정책관’을 새로 만들 것인가, 청년 지지율 하락은 근본적으로 취업난과 경제 문제인데 보여주기식 처방으로 근본적 원인 분석에 실패했다”고 했다.

한편 이용선 수석은 이자리에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래 청년 일자리 주거문제, 결혼과 출산 등 제반 청년정책을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여전히 청년은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고,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번째 세대라는 아픔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정책관실을 중심으로 당정청 협력을 강화해 우리 사회의 미래, 희망인 청년들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살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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