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올해만 세번…툭하면 멈추는 원전 ‘안전 불감’
뉴스종합| 2019-05-22 11:15
한수원 해이한 안전의식
원자력안전위는 늑장 대응
잇단 고장에 주민 불안 가중

전남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에 위치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연합]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 1호기에서 일어난 최악의 안전관리 부실 사건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의 해이한 안전의식과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차례나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됐다.

당국의 부실점검과 허술한 대응이 빚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0일 한빛 1호기 제어능력 시험 도중 열출력에 이상이 발생, 사업자의 운영기술 지침서 제안치인 5%를 초과해 18%까지 치솟는 이상상황이 발생했다. 그런데 한수원은 이를 12시간 가까이 방치했다.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어서면 즉시 수동으로 원자로를 정지시켜야 하지만 이를 계속 가동했던 것이다.

한수원은 2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그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비상상황에 대한 안전 조치는 곧바로 취했다. 즉시 가동을 멈춰야 하는 원자력안전법을 확인하고 실제 지휘를 받는데 시차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무면허 정비원이 핵분열 제어봉을 조작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수원은 “원자로조종감독자 면허 소지자가 지시ㆍ감독하는 경우에는 해당 면허를 소지하지 않는 사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빛 1호기의 경우 정비원이 원자로조종감독자인 발전팀장의 지시와 감독 아래에서 제어봉을 인출하였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원안위는 21일 한빛 1호기 사용 정지 명령을 내리고 사상 처음으로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한빛 1호기는 규제기관인 원안위의 재가동 승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이상을 보인 것이다.

원안위의 이 같은 방침에도 연일 이어지는 원전 고장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가동이 불시에 정지되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24일에는 정기검사를 마치고 가동을 준비하던 한빛 2호기가 갑자기 멈췄다. 운전원이 증기발생기를 잘못 조작해 발생한 사고로 결론이 났다. 또 지난 1월 21일에는 월성 3호기가 자동으로 정지했으며, 정지 과정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사고도 있었다. 월성 3호기 정지는 부품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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