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2명 중 1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학교 밖’에서 성 지식ㆍ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으나 10명 중 3명은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해 학교 성교육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권인숙)은 청소년의 성 지식수준과 정보 획득 경로, 학교 성교육 만족도ㆍ수요 파악을 위해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전국 중학교 1~3학년생 4065명(여학생 1954명, 남학생 2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51.1%는 ‘학교 성교육 외’에서 성 지식과 정보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학교 성교육’을 통해 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48.9%였다.
학교 성교육 외에 정보를 얻는 경로는 ▷SNS, 유튜브 등 인터넷(22.5%) ▷친구(17.1%) ▷외부 성교육 (3.3%) 등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중학생 중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96.4%로,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중학생 중 34.1%는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은 이유(중복 응답)로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34.7%)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34.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34.3%)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중학생은 스스로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지식수준은 높지 않아 그 격차가 크게 나타났고, 이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10점 만점)를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평균 7.28점, 여학생은 평균 7.2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성별 응답 차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피임법, 임신 증상 등 실제 성 지식수준 측정을 위한 10개 문항의 정답률을 점수화한 결과, 여학생은 평균 4.29점, 남학생은 3.16점으로, 남학생의 성 지식수준이 현저히 낮고, 자신의 지식수준에 대한 평가와 실제 지식수준 간 격차도 더 크게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무분별한 성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데다 스스로 성에 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 성 관련 지식수준은 낮은 상황으로, 학교 성교육이 피임, 성관계, 임신 등 올바른 성 관련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gr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