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우리에겐 번아웃 증후군은 없어요”
만성적 직장스트레스 증후군인 ‘번아웃(Burn-out) 증후군’은 지난 5월 2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직업관련 증상의 하나로 공식 분류했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기업 엔자임헬스(대표 김동석)에는 번아웃 증후군이 없다. 3년에 한 번, 한 달간 유급휴가를 갖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도입한지 올해로 10년이다.
지금까지 이 회사 임직원들이 안식월을 이용한 횟수는 64번이다. 일수로 따지면 1920일. 2회 이상 경험한 직원이 8명, 3회 이상도 6명이나 된다.
김세경 상무는 안식휴가를 활용해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 오래 머물렀다. ‘평대리 39호 하숙생이라’는 그의 글에서 느껴지듯, 멍때리는 느린 삶을 만끽했다.
김민지 대리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한 한 달간의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안식휴가때 실행했고, 고성수 대리는 대학생처럼 스위스 배낭여행을 갔던 추억을 기록해 뒀다.
이지수 상무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시간, 아시아 3개국 테마여행이라는 일기를 남겼고,이현선 이사는 북 스테이, 숲 스테이, 템플 스테이로 그간 격무 때문에 하지 못했던 ‘힐링 3종세트’를 움켜쥐었다.
김동석 대표는 안식휴가, 이런저런 휴가들을 모아 모아서, 런던에서 50살 늦깎이 유학생활을 보내기도 했다.
소중한 ‘워라밸’ 기록이 ‘직장인의 한달 휴가_두 번째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만들어졌다. 안식 유급휴가를 써본 이들은 한껏 게으른 나무늘보처럼 걱정할 필요도, 긴장할 필요도, 눈치 볼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이 주어진 시간의 자유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엔자임헬스 김동석 대표는 “한 명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는 회사의 구조상 안식월은 태생적으로 쉽게 정착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회사는 밀고 나갔고, 직원들은 서로 독려했고, 함께 일하는 고객들이 응원해 준 결과, 이제 안식월은 함께 가꾸고 만든 소중한 회사의 자산이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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