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4차 산업혁명시대 출연연구기관 미래유망기술-③한국전자통신연구원, AI·ICT기술 접목 연구성과] ‘AI 시대’ 삶의 질 높이고 사회문제 해결 톡톡
뉴스종합| 2019-06-20 11:18
전기차에 영상+라이다센서 장착
음성인식 자율주행車 핵심기술 개발
딥 러닝 기반 시각인공지능기술 활용
도심 쓰레기 불법투기 원천봉쇄


ETRI 연구원이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고 있다. [ETRI 제공]
ETRI 연구진이 시각지능 기술을 이용한 쓰레기 투기 탐지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있다. [ETRI 제공]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기반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실생활과 밀접한 우수 연구성과들을 속속 도출해 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AI 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시켜 자율주행차 핵심기술과 도심 범죄감시 및 예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통해 일상생활 속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문제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음성인식 자율주행 기술 개발=ETRI 연구진은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에 영상센서와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고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해,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를 호출해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 3~4 수준의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자율주행차가 센서정보와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상황 인식을 통해 운행되며, 인식된 결과를 사용해 정밀하게 지도를 갱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오차범위 또한 10cm 이내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제어 및 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차량의 위치, 신호등, 장애물, 보행자, 차종인식 등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SW를 최적화시켰다.

이 기술은 경쟁 기술들과 비교했을 때 자율주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SW기술의 우월성이 부각된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 후, 스마트폰 음성인식 앱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호출자의 위치로 다가온 뒤 목적지로 출발하게 해 준다.

연구진은 실제 자율주행 시연을 통해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시연에 나선 한 연구자가 주차돼있는 자율주행차를 모바일 연동 음성인식에 의해 ‘ITE 카 호출’이라고 부르자 연구자 앞으로 스스로 이동해 멈춰섰다. 연구자가 차량에 탑승해 ‘ITE 카 출발’이라고 말하자 차량이 출발했다. 주행하면서 교차로 신호등을 인식하고 정지했고 갑자기 끼어든 차량과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인식하고 정지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현재 딥 러닝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알고리즘의 성능향상 및 안정화, 최적화 작업을 계속 연구 중이다. 향후 카메라, 라이다 센서 등에서 취득한 도로의 특징과 실시간 교통 정보 등 그 동안의 연구과정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무인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과 기업 등에 개방할 계획이다.

최 그룹장은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이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 중 가치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운전을 못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령화 사회와 취약지역에 맞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 수요응답형 무인수송 및 물류셔틀, 정기순환형 무인미니버스 서비스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로 쓰레기 불법투기 원천봉쇄=도심지역에서 쓰레기 불법투기 행위를 단속하는데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ETRI SW콘텐츠연구소 연구진은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사람의 행동을 관절수준으로 정밀하게 인식하는 시각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성공, 서울 은평구에 적용 실증에 나섰다. 이 기술은 사람이 물건을 내려놓거나, 던지거나, 투기하는 행동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다.

기존 사람의 행동이해 연구는 스포츠 영상이나 유튜브 영상과 같이 범용 데이터를 활용, 개발돼 실제 CCTV 영상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ETRI 연구진은 시각지능 기술을 CCTV 환경에 적용키 위해 사람의 행동 인식 중 자주 일어나고, 탐지 수요가 많은 도심의 불법 투기 행위 탐지를 목표로 설정했다. 기존 기술은 투기 지역을 지나가기만 해도 탐지하는 오탐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위해 딥 러닝 기반 인식 기술을 활용, 사람 관절의 위치와 사람이 들고 가는 물체를 탐지하고 사람과 물체의 관계를 모델링하는 방법으로 투기 행위를 탐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박종열 ETRI 시각지능연구그룹장은 “쓰레기 더미를 검출하고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투기 시에는 사람의 관절 포인트와 행동을 인식해 관계를 추적하고 추론도 하게 된다”면서 “일정거리 이상 떨어져 있는지, 쓰레기를 던졌는지, 완전히 버렸는지 등을 파악하고 배경 모델링을 통해 정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실시한 시연에서는 사람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자 ‘찰칵’ 소리가 나며 “사진이 촬영되었습니다. 투기물을 가져가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게 됩니다”라는 경고 메시지가 송출됐다.

이 기술은 세종시와 서울 은평구에 우선적으로 적용돼 실증을 통해 영상관제, 영상검색, 패션AI 관련 업체 등에 기술이전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면 상점에서 사용자의 행동 분석, 교량에서의 자살행위 감지, 공장 근로자의 위험 행동 경고 등에서도 활용하는 등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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