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은하단 ‘충돌’ 때문에…나선은하 ‘막대’ 만들어졌다
뉴스종합| 2019-06-30 21:48
NGC1300 은하. 6100만 광년 가량 떨어진 막대나선은하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길게 선 막대 모양이 선명히 보인다. [NASA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막대나선은하의 모양을 결정짓는 새로운 이유를 밝혀냈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은 은하가 모인 은하단 두개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선은하의 막대 모양이 생긴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은하는 나선팔 구조를 갖는 나선은하다. 그런데 나선은하의 3분의 1은 중심 부분이 막대 모양인 막대나선은하다. 나선은하의 중심에 막대가 생성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제시됐다. 그러나 어떤 가설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속시원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라는 외부은하탐사 관측자료를 분석해 105개의 은하단을 선별했다. 이 가운데 16개의 은하단이 충돌하고 있었고, 충돌하는 은하단은 그렇지 않은 은하단보다 막대나선은하가 50%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은하단 충돌 자체가 아니라,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물리적인 다른 현상 때문에 발생할 가능성도 조사했다. 그러나 물리적인 파생 현상은 막대나선은하의 발생과는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은하단의 충돌 그 자체가 은하의 막대구조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은하단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막대구조 형성 유발 [임명신 서울대 교수 제공]

그동안 은하의 구조를 결정짓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은하가 무겁거나 가볍다는 식의 은하의 내부적인 요인과 주변 밀도의 높고 낮음과 같은 정적인 환경적 요인이다.

임명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은하단의 충돌이라는 ‘급격한 환경의 변화’도 은하의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은하의 막대구조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윤용민 연구원는 “은하단의 충돌이 막대나선은하의 다른 특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후속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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