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 애널리스트 설문
“亞서 시작된 통화 완화 흐름
글로벌 추진력 얻고 있어”
한국과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앙은행이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렸다. 올해 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작된 통화 완화 경향이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공 중앙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다”며 “올해 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작된 글로벌 통화 완화 사이클이 추진력(모멘텀)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끓어오르고 있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세계적 특성을 강조한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 성장 둔화 조짐을 피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경제 및 금융 시장이 상호 연결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신흥 시장의 중앙은행들에 금리를 낮추고 자국 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라카시 사크팔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향후 완화 사이클에 더 많은 자극을 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WSJ은 특히 한국은행이 3년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예상 밖의 일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한은의 결정 전 WSJ이 의견을 물은 19명의 애널리스트 중 12명은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8월에 낮출 것으로 예상했었다.
소시에테제너럴 애널리스트들은 한은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추가로 금리를 낮춰 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은행도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17년 9월 이후 첫 인하다. 콤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0.75%포인트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공 역시 금리를 6.75%에서 6.5%로 낮췄다.
앞서 4월부터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으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 인민은행도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공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 금리를 인상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기반을 갖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연준은 미 경기 둔화 신호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목표치 미달에 압력을 느껴 통화 정책 방향을 수정, 이달 말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ECB의 경우 금리가 2016년 이래 마이너스 0.4% 수준에 머물러 있어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올 여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