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동향지수 항목 중 의류비…10년만에 최저치
-경기 나빠지자 의류처럼 불요불급한 품목부터 지출 줄여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소비자들의 의류비 지출 전망이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수준만큼 어두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겨울부터 옷 씀씀이가 줄어든 데다 경기가 나빠지자 의류 구매를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소비지출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항목 중 의류비는 94로 2009년 4월 91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6개월 후에 지출을 더 늘릴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준다.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씀씀이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가구가 늘릴 것이라고 답한 이들보다 많다는 뜻이다.
최근 지표를 해석해보면 반년 후 옷 구매를 줄이겠다고 밝힌 가구 비중이 2009년 상반기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많아졌다.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지난해 9∼10월 각각 100을 나타냈으나 11월 들어 97로 떨어졌다.
매서운 한파로 ‘롱패딩 열풍’을 불러왔던 2017년 겨울과 달리 지난해 겨울은 포근해 새 패딩을 살 이유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복·직물 신용카드 사용액도 2017년 11월 8718억4000만원에서 작년 11월 7996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이후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96∼98 사이에서 움직이다 7월에는 94로 내려갔다.
가을철 옷은 패딩보다 값이 싸 한여름에 조사할 경우 의류비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여름은 의류업계의 비수기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올해 7월 의류비 지출전망 CSI는 2015년(99), 2016년(98), 2017년(101), 2018년(100) 7월 수치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경기가 나빠지자 소비자들이 새 옷처럼 당장 필요하지는 않은 곳에서부터 지출 규모를 줄이려 한 결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의료비 등 필수·고정지출이 늘어날 것을 예상해 소비자들은 의류처럼 불요불급한 품목에서부터 지갑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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