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량기업 신용연계
고위험고수익 상품
등급하향 주시해야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우리나라 파생결합증권(DLS) 시장에서 금리형 발행액의 3배에 달하는 신용사건형 DLS에 대해서도 사전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량기업 채권을 기반으로 하지만 '신용사건'이 발생할 경우 원금의 80%를 잃을 수도 있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금리형 DLS 발행금액은 2조4000억원 수준인 데 비해 신용사건형 DLS 발행금액은 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용사건형 DLS는 투자대상이 되는 기초자산(준거기업)의 신용사건과 연계해 손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신용연계증권(CLN)이라고도 한다. 최소 가입 금액은 5000만원 가량이며, 대부분이 사모로 발행된다.
만기까지 준거기업이 파산•채권미상환•채무불이행•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3개월 단위로 확정이자를 제공한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인 회사를 준거기업으로 하고 있으며, 같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담보하는 보험사의 헤지를 위해 개발됐다. 증권사가 갖고 있는 채권에 대한 헤지는 보험사가 행하는데, 이런 보험사의 의뢰로 만든 디폴트 스왑 상품이 신용형 DLS다.
‘사건’이 발생하면 투자자 원금의 80% 이상을 잃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에 현혹되기보다는 준거기업의 신용등급 및 펀더멘털과 향후 기업전망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신용형 DLS의 준거기업들은 산업은행, LH공사 등 공기업과 롯데쇼핑, 호주 맥쿼리은행 등 탄탄한 민간기업이 많아 현재까지 손실을 본 경우는 없다. 다만 한 대형증권사에서 개인투자자를 모집한 현대일렉트릭의 경우 2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해 A등급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상반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이 상향 기업보다 2배 가량 많은 12개에 달한다.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됐고, 롯데쇼핑도 'AA+'에서 'AA'로 낮춰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리스크를 담보한 채권들은 대부분 안정적이기 때문에 경기 하방에 따른 극단적인 위험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올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37%, 43%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위험요소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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