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노후화 심각한데’ 손 못대는 파출소… 서울지구대 세곳중 한곳, 외부기관 소유
뉴스종합| 2019-09-06 09:41
〈사진〉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녹번파출소 [사진= 김민지 기자/jakmee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김민지 기자] 녹번 파출소의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부지 및 건물의 소유권 문제로 시설보수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파출소 및 지구대의 개보수와 신축이 시급함에도 지자체와의 소유권 협의가 되지 않아 해결은 더딘 상황이다.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녹번파출소는 1988년에 지어졌다. 준공된지 30년이 넘어 관공서 재건축 대상에 속한다. 그러나 부지와 건물이 서울시 소유인 탓에 쉽사리 손을 댈 수 없다.

이에 경찰 측은 지난해부터 서울시 측과 협의 중이지만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부서 관계자는 “경찰 측은 해당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하지만 서울시는 땅을 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어 진전은 없는 상황”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녹번파출소 부지가 서울시의 혁신파크 개발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어 팔 수 없다고 한 것” 이라며 “대체 부지 확보 등을 통한 파출소 이동은 경찰 측의 업무” 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청 측은 시내에 새로 관공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자체가 진행 중인 사업이 있어서 부지를 팔기 어렵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서울에는 파출소에 적합한 마땅한 부지를 구하기가 어렵고 예산도 한정돼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파출소의 열악한 환경이 보안 및 경찰의 업무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녹번파출소 관계자는 “건물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권총 등 장비 보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또 40명의 직원이 생활하기에 공간이 협소해 근무환경에도 좋진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녹번파출소는 파출소 옆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해 전체회의나 직무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부지나 건물 소유주가 달라 시설 보수 과정에 애를 먹는 파출소는 녹번파출소 뿐만이 아니다.

4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지방경찰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시내 파출소와 지구대 241곳 중 75곳은 서울시와 각 구청·대학교 재단 등 외부 주체가 부지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소유의 공원부지에 위치한 여의도지구대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여의도지구대 관계자는 “소유문제로 1층과 지하 1층만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일부 환기시설을 보수하긴 했지만 열악한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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