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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주의 ②] 명절 스트레스는 주부만?…명절 뒤 '화병' 겪는 남성 증가
라이프| 2019-09-17 10:02
명절이 지난 뒤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정모(55)씨는 이번 추석 명절 아내 때문에 섭섭함을 넘어 화까지 났다. 집안 장손인 정씨는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제사를 어머니가 지내왔다. 그런데 이번에 어머니가 아내에게 '내가 이제 몸이 많이 불편해서 네가 제사를 가져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는데 아내가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자신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행동한 아내 생각에 밤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보통 명절증후군은 주부들만이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명절이 지난 뒤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도 증가하고 있다.

요즘은 대가족 제도가 사라지고 남녀 평등의식이 커지면서 가부장적인 명절 문화가 많이 옅어져 가는 추세다. 이로 인해 40~50대 중년 남편들은 명절마다 ‘낀 세대’의 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와 함께 아내와 자식에게는 가장 역할을 강요 받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본가 어른들과 명절 가사노동에 불만을 보이는 아내 사이에서 눈치를 보게 된다. 양 쪽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가며 가시방석 같은 명절을 보내려니 자연스레 정신적인 압박을 느끼게 된다. 중간자 역할로서 심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도 어렵다.

이런 스트레스가 표출되지 못하고 점점 쌓이다 보면 신체적 증상인 화병으로 나타나게 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특히 4050세대의 경우 여성 환자는 2010년 5055명에서 2018년 4131명으로 20% 가량 줄어든 반면,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 686명에서 1052명으로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화병의 증상은 피로와 공황, 우울, 소화불량, 두통, 이명 등 다양하다. 화병이 지속될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화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틈틈이 시간을 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명상, 여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임한빛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추석 동안 가족 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명절 후에라도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등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며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일시적이라 여기지만 제대로 해소해주지 않으면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집안 어르신인 노인들도 명절증후군을 겪는다. 노인들은 명절 때만 되면 자식과 손주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가족들과 북적이던 명절을 보낸 뒤 찾아오는 공허함은 노인들을 쉽게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빠지게 한다. 이는 불면증, 식욕저하 등으로 이어져 체중과 근육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 원장은 “급격한 근육 감소는 체력, 생리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등 신체 장애의 주 원인이 된다”며 “노인들이 밖이나 실내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는 근육 감소와 골다공증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신체를 지지하는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만큼 추간판(디스크) 질환과 관절염에도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보통 근육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는데 대개 80세 이상이 되면 전체 근육의 약 50%가 소실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32%)은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법은 충분한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이다. 단백질과 칼슘의 섭취 비율을 올리고 걷기,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근육·인대를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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