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글로벌 인사이트-이진성 KOTRA 부에노스아이레스 무역관 과장]아르헨티나에 부는 공유경제 바람
뉴스종합| 2019-09-23 11:08

공유경제가 지금 아르헨티나에서도 열풍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유 서비스인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뿐만 아니라 주차공간을 중개하는 WesmartPark, 자전거(EcoBici), 전동킥보드(Grin) 등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공유경제가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원인은 두 가지 정도다.

우선, 2007년 미국발 경제위기를 원인으로 2008년부터 시작된 아르헨티나 경기 침체는 현 정부에서도 해결하지 못해 아직까지 힘든 상황이다. 경제성장보다 재분배정책을 우선시하는 정부에 익숙해진 국민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재정적자는 심각할 정도로 누적돼왔고, 이를 해결하고자 무분별하게 찍어낸 통화로 물가는 매년 크게 상승했다. 반면 소득은 물가상승 만큼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화 부족으로 자국통화(페소) 가치가 하락하며 국민들은 더 힘들어지게 됐다. 이는 소유함으로써 드는 비용보다 필요할 때만 사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공유경제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필연적인 원인이 됐다.

두 번째로, 아르헨티나는 국민의 87%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정도로 남미 국가 중 무선 통신 기기 및 서비스 보급률이 높다. 아르헨티나에서 배달앱(Glovo, PedidosYa, Rappi 등) 사용은 매우 활발하다. 이러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공유경제 플랫폼이 작동할 수 있는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확충됐기 때문에 공유경제가 확산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에 불고 있는 공유경제 열풍에 우리는 왜 주목해야 하고, 어떻게 이 열풍을 활용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로도 우수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국면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상품 수출은 녹록치 않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공유경제 관련 분야는 해마다 두 자리 수 성장을 해 왔다. 또 공유경제를 토대로 한 사업모델이 초기 단계다. 따라서 한국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공유 플랫폼(소프트웨어) 및 관련 기기 등의 진출 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대표 유니콘 기업 5개(MERCADO LIBRE, GLOBANT, OLX, AUTH0, DESPEGAR.COM)를 포함해 수십 개의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이 있을 정도로 신규 스타트업 및 벤처 기업 지원을 위한 환경이 잘 마련돼 있다. IT 분야의 핵심인 높은 교육수준을 겸비한 고급인력도 많은 편이다. 스페인어와 한국어가 모두 능통한 고등교육을 받은 인적자원(교민)도 많아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

아르헨티나는 새롭게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공유경제 시스템이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는 초기 단계여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우리의 소프트웨어 및 제반 제품을 수출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공유경제 관련 규제수준이 낮아 시장진입에 용이하다.

정열적인 탱고와 축구의 나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는 물리적 거리가 먼 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여전히 낯선 나라다. 공유경제 열풍이 불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새로운 신규 수출 시장으로 주목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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