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두 쪽난 ‘조국 정국’…교수사회도 ‘찬반’ 갈라졌다
뉴스종합| 2019-09-24 11:18

조국(54) 법무부 장관 사태가 2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 사회가 ‘찬(贊)조국’과 ‘반(反)조국’으로 나뉘었다. 정치권의 분열은 일상이 됐고 대학생들 역시 찬반이 나뉘어 극렬한 대립 태세다. 교수 사회도 둘로 쪼개졌다. 조국 반대 시국 선언에 참가한 교수들의 수가 수천명에 이르렀고, 뒤질세라 조국 찬성 교수들도 다시 뭉치고 있다.

김호범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 연구자 50명은 23일 ‘지금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조 장관은 온 가족의 삶이 망가지는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검찰 개혁이라는) 운명을 기꺼이 감내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조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교수들은 “대한민국 검찰은 사건 발생부터 형 집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사절차를 독점한 채 칼을 휘두르는 세계 유일의 절대 권력집단”이라면서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지금 이보다 더 시급하고 결정적인 과제는 없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교수들은 온라인을 통한 서명운동을 통해, 동참자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는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이하 정교모)’ 교수들도 지난 14일부터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3396명의 교수이름이 적힌 성명을 담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는 27일에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동시에, 서명자 명단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정교모 관계자는 “악의적인 데이터나 연락이 잘 안되는 분들을 제외하고서도 24일 현재까지 서명자가 4000명을 넘었다”면서 “악의적 데이터를 골라내고, 학교별로 확인작업을 모두 거쳐서 27일에는 전체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가도 ‘찬조국’과 ‘반조국’으로 나뉘었다. 앞서 4차례 집회가 진행된 고려대학교가 대표적이다. 고려대는 조 장관의 딸인 조모(28) 씨가 학부를 마친학교다. 이에 가장 먼저 조 장관과 관련된 집회가 시작됐다.

교내에서는 현재, 총학과 반총학의 갈등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총학이 비교적 조국 찬성에 가깝다면, 반총학을 외치는 학생들은 조국 반대다. 이에 반총학 진영 학생들은 ‘고려대 총학생회장 탄핵추진단’을 결성한 상태다.

고려대 총학생회장단 탄핵추진단에 따르면 총학생회 소속 A 씨는 최근 학생회 관계자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학내 촛불집회를 비판하며, 조 장관에 대한 옹호의 메시지를 보냈다. A 씨는 “조씨를 욕하는 이들 중 왜 욕하는지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며 “누가 억지로 선동하니까 (조국 규탄) 시위에 나간다”고 했다. 이어 “조씨가 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은 실험보고서 수준인데 왜 욕먹는지 모르겠다”고 조 장관 측을 옹호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찬반 양상은 꽃 배달로 이어졌다.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윤석열(59)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집무실 등 앞에 꽃배달을 보내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조 장관의 자택 앞에 꽃을 보내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검찰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 혹은 대검찰청을 수신인으로 하는 꽃배달은 50여건이 넘은 상황이다. 시민들이 보내온 화환과 꽃다발, 꽃바구니에는 윤 총장과 수사진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마찬가지로 대검찰청에 엿이 배달되는 경우도 있다.

조 장관의 자택과 집무실 등에도 꾸준히 응원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앞서 후보자시절 “꽃을 보내주신 무명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자녀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시민들이 보내온 응원의 메시지를 언급한 것이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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