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구조조정 칼바람 車업계…‘손잡은’ 쌍용차-‘손뿌리친’ 한국GM-르노
뉴스종합| 2019-09-25 10:00
지난 9일 한국GM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부평공장의 적막한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에 구조조정 태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노조가 ‘극과 극’의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임금협상으로 진통을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도 올해 임금협상에 돌입해 관심이 모아진다.

쌍용차는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 타개를 위해 안식년 시행과 복지제도 중단을 골자로 노사가 손을 잡고 자구계획안을 마련한 반면 한국GM은 노사간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1조8683억원을 기록했다. 판매량도 2003년 이후 16년만에 최대치인 7만277대를 팔았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확대와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를 기록중이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7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다.

이에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일 안식년제 시행과 복지 중단 및 대폭 축 소 등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자구안’ 시행에 손을 잡았다. 고객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사공동 제조품질개선 TFT’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

앞서 8월에는 회사 스스로 임원 20% 축소와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위기 타개를 위해 노사가 양보하면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한국GM 노사는 정반대다.

한국GM은 지난 9일 진행된 전면파업 이후 극심한 노사 갈등이 현재진행형이다. 한때 노조는 수입 차량 불매운동까지 검토한 바 있다. 이 같은 갈등의 원인은 ‘신규 물량’이다.

현재 한국GM에 배정된 신규 물량은 부평공장에서 생산예정인 차세대 준중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와 창원공장의 차세대 CUV다. 하지만 부평 2공장에 대한 물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24일 인천부평공장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 수입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을 접고 카허 카젬 한국GM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생산계획 제시를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의 전향적인 제시안 없이는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도 놓았다. 반면, 사측은 올해 손익 분기점 달성을 위해 임금동결을 고수하면서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GM은 국내 2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한때 승승장구했지만 전략 차종의 실패와 노사 갈등으로 인해 국내 완성차 5위로 미끄러졌다. 판매 부진 탓에 지난 5년간 한국지엠은 누적 영업손실이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임단협으로 홍역을 치뤘던 르노삼성은 올해도 녹녹치 않다. 지난 19일 첫 노사 실무교섭을 가졌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회사는 생산량 감축에 따른 작업량 축소를 제시하는 등 입장차만 확인했다. 25일 2차 실무교섭을 갖는다. 르노삼성은 생산직 임직원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는데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는 갈등의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적인 관계로 발전해야한다”면서 “한국GM과 르노삼성도 회사 존립을 위해 노사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