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동남아 날개 펼쳤지만…LCC 어닝쇼크 ‘경고등’
뉴스종합| 2019-10-11 10:22
인천국제공항에서 운항을 준비 중인 항공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성수기 부진의 늪에 빠졌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의 ‘어닝쇼크’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대대적인 특가 정책으로 4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 감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추석 연휴 이후 국제선 여객 수는 약 28% 감소했다. 여객 점유율 감소폭도 8월 23%에서 9월 31%로 확대됐다. 2개월 연속 일본 여객 점유율이 20% 이상 줄어든 것은 8년 만이다.

3분기 국제선 여객 감소율이 가장 큰 항공사는 진에어(-12.1%)였다. 에어부산(-6.6%)이 뒤를 이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은 대체노선 발굴로 여객 수의 큰 감소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적 기대감은 바닥이다. LCC의 특성상 한일 관계가 좋았을 때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항공사가 적잖았는데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손실이 예상된다.

최고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의 9월 일본 항공 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7~8월보다 40% 축소했다”며 “일본 수요의 부진이 이어지는 한편 비수기에 접어드는 4분기 역시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체노선 발굴은 꾸준하다. 최근 제주~타이베이 노선의 주 2회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제주~타이베이~가오슝~제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세웠다. 타이베이와 가오슝 노선은 제주~후쿠오카·방콕에 이어 제주국제공항에서 신규 취항한 국제노선이다.

일본 규슈(九州) 관광의 관문인 후쿠오카(福岡) 공항의 국제선 청사의 한산한 모습. [연합]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스타항공은 대규모 리뉴얼을 준비하는 동시에 정저우, 장자제, 하이커우, 화롄, 가오슝 등 중화권에 이어 마카오까지 노선을 확대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치앙마이를 연결하고 주 7회 운항할 예정이다.

에어서울은 국적사 중 유일하게 나트랑 노선의 오전 스케줄을 잡았다. 동계부를 기점으로 일본 노선을 66%에서 25%로 대폭 줄이면서 하노이를 포함한 베트남 3개 도시 취항을 준비 중이다.

LCC들의 노선 확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고유가와 고환율 등 악재에 대대적인 프로모션으로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서다.

한정적인 포트폴리오 역시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아세안 국가들과 항공 자유화 협정으로 운수권을 확보하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취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수요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중화권과 동남아 수요가 8월과 9월 각각 15%, 12% 늘며 두 자리 성장이 이어졌지만 국제선 탑승률과 운임 하락이 꾸준한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보이콧으로 꺾인 여행지 선호도가 빠르게 돌아오기 힘들어 당분간 출혈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일본 점유율에 기댔던 LCC의 특성상 한일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장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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