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현대·기아차 ‘세타2 엔진’ 악재…“단기 실적 악화 불가피”
뉴스종합| 2019-10-15 07:59
현대·기아차 본사.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기아차가 ‘세타2 GDi’ 엔진과 관련한 집단 소송 화해안에 합의하면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무파업과 환율 호재에도 3분기 영업이익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하루 먼저 발표하는 관행이 최근 10년간 이어졌지만, 이번엔 같은 날 이뤄진다.

증권사들은 앞서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면서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놨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지난 11일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된 ‘세타2 GDi(직접분사·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이 탑재된 차량 469만대를 평생 보증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엔진 품질 비용은 현대차가 6000억원, 기아차가 3000억원 등 모두 9000억원이다. 이 비용은 모두 3분기에 처리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 11개사가 수정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4440억원이다. 2분기 1조2380억원보다 64% 줄어든 규모다.

현대차는 작년 3분기에도 엔진 리콜과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을 적용해 3000억원을 반영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2890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품질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이 기간 5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 무파업으로 인한 영업일수 증가의 결과다.

기아차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수정됐다. 증권사 11개사가 제시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210억원으로 2분기(5340억원)보다 59%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품질 비용이 발생했던 작년 3분기보다는 89%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대규모 품질 비용에도 ‘엔진 이슈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미국의 집단소송 12건 가운데 5건이 마무리되지만, 감마 엔진과 세타 간접분사(MPi) 엔진의 비충돌 화재 관련 소송 등도 진행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요 부진으로 판매 대수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년 2000억원 수준의 추가 충당금만 가정해도 현대차는 0.2%포인트, 기아차는 0.4%포인트의 영업이익률 하락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번 합의는 미국 검찰의 리콜 적절성 관련 조사와는 별개이며 2015∼2019년 생산 모델도 유사한 결함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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