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항공사 8곳 모두 올해 순손실 전망
일본 보이콧 타격 있지만…국내 항공시장 성장 한계 영향도
아시아나 인수 리스크 더 커져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항공업계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보이콧 영향도 크지만 공급 과잉·수요 감소라는 시장 불균형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내 항공시장 성장 한계가 거론되는 상황에 아시아나항공 M&A가 성사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올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한 3조90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여름휴가, 이른 추석 등의 성수기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보이콧이라는 일시적 이슈로 보는 의견도 있지만 출국 수요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3.4%에 이르던 출국 수요 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 3.7%, 올 상반기 4.8%에 그쳤다.
수요 성장 정체에 공급 과잉까지 겹쳤다. 대형항공사(FSC) 2곳에 저비용항공사(LCC)가 6곳까지 늘어나는 등 인구 및 면적 대비 공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공급 과잉은 가격 경쟁 심화로 연결돼 국내 항공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8곳의 항공사 모두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M&A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인수가 성사될 경우 국내 항공사는 8곳에서 7곳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딜 성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약 144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 리스크가 더 커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도 약 2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도 약 5000억원의 순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라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실정이다.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제주항공도 올해 순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LCC로 취항한 제주항공은 업계 1위를 넘어 항공업계 빅3로 부상할 만큼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일본 보이콧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라는 기록도 달성했으나 올핸 영업이익 160억원, 순손실 140억원이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그동안 단일 기종 전략으로 비용 절감을 이어온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기종 다양화, 수익성 악화 등의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점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또다른 후보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과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다.
miii03@heraldcorp.com